"찔끔찔끔 완화 도움 안돼" 냉랭한 자영업자들

"더이상 거리두기 실효성 없다" vs "확진자 아직 수십만명 나오는데"
"찔끔찔끔 늘릴 게 아니라 완전히 다 풀어야 한다니깐요. 지금은 의미가 없습니다.

"
정부가 4일부터 2주간 사적모임 최대 인원을 10명으로 확대하고 영업시간 제한을 자정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자영업자들은 냉랭한 반응을 내놨다.

경북대 앞 고깃집 사장 전미희(61)씨는 1일 "거리두기 제도가 있는 한 손님들이 밤 시간대에 밖에 잘 돌아다니질 않기 때문에 거리두기를 완전히 다 해제해야 매출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오후 11시까지 영업을 하고는 있지만 매출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북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석동구(34)씨는 "PC방은 24시간 영업을 해야 영업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자정까지 시간을 늘려주는 건 의미가 없다.

놀리는 기분마저 든다"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가 극소수일 때는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게 맞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거리두기를 풀고 집단면역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방역지침을 몰래 지키지 않는 자영업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더이상 거리두기의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동성로에서 술집을 하는 40대 A씨는 "거리두기 지침을 양심 있게 지키는 업주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다. 1층이 아닌 식당이나 술집은 새벽까지 단골 손님 위주로 몰래몰래 영업을 하고 있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시간 영업을 더 하려고 직원을 새로 뽑을 수도 없기 때문에 방역수칙이 바뀔 때마다 기존에 일하던 직원들과 근무 스케줄을 다시 짜야하는 것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거리두기 단계 완화가 도움이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달서구 한 헬스장 관장은 "오후 9시까지 문을 열 때는 퇴근한 직장인들이 오기에 애매한 시간대라 타격이 컸다"며 "1시간씩 영업시간이 늘어난 이후로는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회원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 확진자가 수십만명씩 나오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단계를 점차 완화하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대학생 김지원(23)씨는 "위드코로나를 했다가 확진자가 폭증해서 실패한 적이 있지 않나"라며 "이왕 가야할 길이라면 코로나의 끝을 볼 때까지 갔다가 상황이 종료되면 거리두기를 풀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