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실패에 주춤한 안트로젠, 7월엔 재도약 성공할까 [이우상의 바이오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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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트로젠의 주가가 급락한 건 지난 1월 21일. 이 회사의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 후보물질 ‘ALLO-ASC-DFU’의 국내 임상 3상 실패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당뇨병으로 발에 생긴 상처를 낫게 하는 데 위약(가짜약)과 비교해 더 치료 효과가 확연히(통계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다.
김미형 안트로젠 대표(사진)는 4일 한경바이오인사이트와 만나 “제조공정이 바뀌면서 약 안에 든 유효성분인 줄기세포의 활성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이와는 다른 공정으로 임상용 의약품을 제조한 별개 임상 3상은 계획대로 순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7월 중 임상 3상 마쳐… 줄기세포 치료제 효능 입증할 것
김 대표가 받아들 첫 성적표는 오는 7월 나올 예정이다. 일본에서 진행 중인 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DEB) 치료 후보물질(ALLO-ASC-EB)의 임상 3상이 오는 7월 종료된다.임상 결과를 확인하는 일정은 연말까지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안트로젠 측은 이 후보물질이 가장 먼저 판매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4일 기준 목표 환자 수 6명에 대한 등록을 모두 완료했으며 이중 3명은 치료를 마치고, 치료 효과도 회사의 기대를 충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3년 전 임상2상에 참여한 환자 중 여전히 증상이 재발하지 않은 환자가 있다는 보고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은 진피와 내피 사이 접착제 역할을 하는 ‘콜라겐7’을 선천적으로 합성하지 못해 생기는 유전성 질환이다. 피부층이 제대로 붙지 못해 온몸에 커다란 물집이 생겨 고통스럽기 때문에 환자들의 삶의 질이 매우 낮다. 승인된 치료제가 없어 이전까지는 특수 붕대로 상처부위를 드레싱하는 데 그쳤다. 환자 1인당 드레싱 비용만 1년에 3~4억원이 들었다는 것이 안트로젠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환자 수가 일본하고 미국을 합쳐도 2000명 내외일 만큼 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이 희귀질환이지만 허가만 받으면 당장 조 단위 시장이 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포성 표피박리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주요 경쟁사론 아베오나 테라퓨틱스와 암리트 파마 등이 꼽힌다. 아베오나 테라퓨틱스는 임상 3상 환자 등록(15명)을 지난 달 마쳤다. 환자의 피부세포를 채취해 콜라겐7을 정상적으로 생성할 수 있도록 유전자를 교정한 뒤 40㎠크기 시트지에 붙여 환부에 붙이는 방식이다. 중간결과(톱라인)를 올해 3분기 중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암리트 파마는 임상 3상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신청을 했으나 지난 달 FDA는 추가 효능 증거를 요구하며 승인을 거부했다. 암리트 파마의 ‘올레오겔-S10(Oleogel-S10)’은 자작나무 껍질 추출물을 주성분으로 한다.
실패한 당뇨병성 족부궤양 임상…차세대 약물로 성과 낼 것
안트로젠은 일본에서 진행 중인 이영야성 수포성 표피박리증 치료후보물질(ALLO-ASC-EB) 임상3상, 그리고 '와그너 2등급'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후보물질(ALLO-ASC-DFU) 임상3상에 모두 '업그레이드'된 임상용 의약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의약품의 효과를 입증하는 데 실패했음을 인정한 임상3상과는 다른 제조 공정으로 만든 임상용 의약품이다.
문제가 된 임상에서 쓰인 임상용 의약품은 제조공정을 바꾸기 이전 세대인 ‘DFU-301’이다. 임상 3상은 임상 2상에 비해 임상용 의약품 품질에 대한 요구치가 높다. 판매허가를 목적으로 하는 임상인 만큼 당장 시장에 내놓을 만큼 품질이 우수해야 한다.DFU-301은 소태아 배지에서 줄기세포를 키웠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소에서 유래한 이종 단백질이 판매 의약품에 섞일 가능성이 있다. 소태아 배지에서 나오는 불순물을 제거하려면 결국 세포 세척 공정을 강화해야 했다. 하지만 세척 공정은 세포에 스트레스를 줘 활성도를 떨어뜨린다.
김 대표는 “임상 2상에서만 해도 효능을 내던 DFU-301이 임상 3상에 와서 유의미한 치료효과를 못 낸 것도 바뀐 공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소 태아를 쓰지 않은 ‘제노프리(xeno free)’ 배지로 만들도록 제조공정을 개선한 'DFU-302'는 세포 활성도를 떨어뜨리는 세척 공정이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임상 3상에 쓰이는 임상용 의약품이다. 김 대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일본 의약품 의료기기청(PMDA) 모두 소태아 배지 대신 이종 단백질이 없는 '제노 프리' 배지를 쓸 것을 권고하고 있기 때문에 제조 공정을 바꾸게 됐다"고도 덧붙였다.(안트로젠은 임상의약품의 제조공정을 바꾸는 것에 대해 각국 허가당국의 승인을 받은 뒤 임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효능 입증에 실패한 임상과는 별개로 진행 중인 당뇨병성 족부궤양 임상 3상은 등록 환자들의 중증도를 달리했다. 앞선 임상에선 와그너 1~2등급 환자들이 치료 대상이었다. 와그너 등급은 당뇨병성 족부궤양의 중증도를 0~5등급으로 나눈 것으로, 등급이 높을수록 심한 경우다. 환자 등록이 진행 중인 임상 3상에선 와그너 1등급을 제외한 2등급 환자들만 받는다.
김 대표는 “와그너 2등급은 1등급과 달리 자연치유가 거의 되지 않기 때문에 위약효과 대비 ALLO-ASC-DFU의 치료효과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줄기세포 치료제 적응증 넓힌다
안트로젠의 핵심기술은 지방유래 줄기세포다. 피부재생과 염증조절을 돕는 줄기세포 유래 성분이 당뇨병성 족부궤양, 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에서 치료효과를 내는 원리다. 상처 부위에 붙여 사용할 수 있도록 시트지 위에 배양한 줄기세포를 얹어 사용했다.안트로젠은 새로운 제형의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줄기세포를 시트지에 얹는 대신 비즈(구슬)에 넣어 관절에 주사하는 퇴행성관절염 치료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라며 “대동물을 대상으로 효능과 독성을 시험 중이며 올해 안으로 임상계획신청(IND)을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김미형 안트로젠 대표(사진)는 4일 한경바이오인사이트와 만나 “제조공정이 바뀌면서 약 안에 든 유효성분인 줄기세포의 활성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이와는 다른 공정으로 임상용 의약품을 제조한 별개 임상 3상은 계획대로 순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7월 중 임상 3상 마쳐… 줄기세포 치료제 효능 입증할 것
김 대표가 받아들 첫 성적표는 오는 7월 나올 예정이다. 일본에서 진행 중인 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DEB) 치료 후보물질(ALLO-ASC-EB)의 임상 3상이 오는 7월 종료된다.임상 결과를 확인하는 일정은 연말까지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안트로젠 측은 이 후보물질이 가장 먼저 판매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4일 기준 목표 환자 수 6명에 대한 등록을 모두 완료했으며 이중 3명은 치료를 마치고, 치료 효과도 회사의 기대를 충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3년 전 임상2상에 참여한 환자 중 여전히 증상이 재발하지 않은 환자가 있다는 보고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은 진피와 내피 사이 접착제 역할을 하는 ‘콜라겐7’을 선천적으로 합성하지 못해 생기는 유전성 질환이다. 피부층이 제대로 붙지 못해 온몸에 커다란 물집이 생겨 고통스럽기 때문에 환자들의 삶의 질이 매우 낮다. 승인된 치료제가 없어 이전까지는 특수 붕대로 상처부위를 드레싱하는 데 그쳤다. 환자 1인당 드레싱 비용만 1년에 3~4억원이 들었다는 것이 안트로젠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환자 수가 일본하고 미국을 합쳐도 2000명 내외일 만큼 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이 희귀질환이지만 허가만 받으면 당장 조 단위 시장이 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포성 표피박리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주요 경쟁사론 아베오나 테라퓨틱스와 암리트 파마 등이 꼽힌다. 아베오나 테라퓨틱스는 임상 3상 환자 등록(15명)을 지난 달 마쳤다. 환자의 피부세포를 채취해 콜라겐7을 정상적으로 생성할 수 있도록 유전자를 교정한 뒤 40㎠크기 시트지에 붙여 환부에 붙이는 방식이다. 중간결과(톱라인)를 올해 3분기 중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암리트 파마는 임상 3상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신청을 했으나 지난 달 FDA는 추가 효능 증거를 요구하며 승인을 거부했다. 암리트 파마의 ‘올레오겔-S10(Oleogel-S10)’은 자작나무 껍질 추출물을 주성분으로 한다.
실패한 당뇨병성 족부궤양 임상…차세대 약물로 성과 낼 것
안트로젠은 일본에서 진행 중인 이영야성 수포성 표피박리증 치료후보물질(ALLO-ASC-EB) 임상3상, 그리고 '와그너 2등급'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후보물질(ALLO-ASC-DFU) 임상3상에 모두 '업그레이드'된 임상용 의약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의약품의 효과를 입증하는 데 실패했음을 인정한 임상3상과는 다른 제조 공정으로 만든 임상용 의약품이다.
문제가 된 임상에서 쓰인 임상용 의약품은 제조공정을 바꾸기 이전 세대인 ‘DFU-301’이다. 임상 3상은 임상 2상에 비해 임상용 의약품 품질에 대한 요구치가 높다. 판매허가를 목적으로 하는 임상인 만큼 당장 시장에 내놓을 만큼 품질이 우수해야 한다.DFU-301은 소태아 배지에서 줄기세포를 키웠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소에서 유래한 이종 단백질이 판매 의약품에 섞일 가능성이 있다. 소태아 배지에서 나오는 불순물을 제거하려면 결국 세포 세척 공정을 강화해야 했다. 하지만 세척 공정은 세포에 스트레스를 줘 활성도를 떨어뜨린다.
김 대표는 “임상 2상에서만 해도 효능을 내던 DFU-301이 임상 3상에 와서 유의미한 치료효과를 못 낸 것도 바뀐 공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소 태아를 쓰지 않은 ‘제노프리(xeno free)’ 배지로 만들도록 제조공정을 개선한 'DFU-302'는 세포 활성도를 떨어뜨리는 세척 공정이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임상 3상에 쓰이는 임상용 의약품이다. 김 대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일본 의약품 의료기기청(PMDA) 모두 소태아 배지 대신 이종 단백질이 없는 '제노 프리' 배지를 쓸 것을 권고하고 있기 때문에 제조 공정을 바꾸게 됐다"고도 덧붙였다.(안트로젠은 임상의약품의 제조공정을 바꾸는 것에 대해 각국 허가당국의 승인을 받은 뒤 임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효능 입증에 실패한 임상과는 별개로 진행 중인 당뇨병성 족부궤양 임상 3상은 등록 환자들의 중증도를 달리했다. 앞선 임상에선 와그너 1~2등급 환자들이 치료 대상이었다. 와그너 등급은 당뇨병성 족부궤양의 중증도를 0~5등급으로 나눈 것으로, 등급이 높을수록 심한 경우다. 환자 등록이 진행 중인 임상 3상에선 와그너 1등급을 제외한 2등급 환자들만 받는다.
김 대표는 “와그너 2등급은 1등급과 달리 자연치유가 거의 되지 않기 때문에 위약효과 대비 ALLO-ASC-DFU의 치료효과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줄기세포 치료제 적응증 넓힌다
안트로젠의 핵심기술은 지방유래 줄기세포다. 피부재생과 염증조절을 돕는 줄기세포 유래 성분이 당뇨병성 족부궤양, 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에서 치료효과를 내는 원리다. 상처 부위에 붙여 사용할 수 있도록 시트지 위에 배양한 줄기세포를 얹어 사용했다.안트로젠은 새로운 제형의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줄기세포를 시트지에 얹는 대신 비즈(구슬)에 넣어 관절에 주사하는 퇴행성관절염 치료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라며 “대동물을 대상으로 효능과 독성을 시험 중이며 올해 안으로 임상계획신청(IND)을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