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호실적 전망에도…쉽지않은 '6만전자' 탈출(종합)

"D램 성장세 불투명, 미래에 물음표"…증권사 목표가 잇단 하향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대로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주가 향방을 가늠할 올해 1분기 실적에 이목이 쏠린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229% 오른 6만9천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8일 6만9천500원에 마감하며 올해 들어 처음 6만원대로 떨어진 이후 박스권에서 지루하게 등락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에 힘입어 작년 초 처음으로 9만원을 돌파하며 10만원 턱밑까지 오른 주가는 불과 1년여만에 6만원대로 밀렸다. 지난해 여름부터 D램 가격 하락세 등으로 반도체 업황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을 이끈 주체는 기관과 외국인이다.

3월 초부터 이날까지 한 달여간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조5천910억원, 1조8천89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런 상황에 이달 초순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 발표가 답답한 주가 흐름을 반전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 1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사 전망치(컨센서스)는 영업이익이 작년 1분기보다 38.85% 증가한 13조283억원이다.

매출액 전망치는 14.82% 증가한 75조823억원으로 1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처럼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을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양호한 수준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여러 대내외 악재에 주가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최근 신한금융투자(10만5천원→9만7천원), 상상인증권(8만2천원→7만7천원), 유진투자증권(9만3천원→8만8천원) 등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업황이 올해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으나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코로나19 이후 소비 패턴 변화를 고려하면 내년까지 4년 연속 D램 성장세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삼성의 기술력과 미래에 물음표가 찍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내년 실적 전망을 조정하고 목표 주가를 소폭 하향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견조한 실적과 대비되는 부진한 주가를 보고 있노라면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며 "주주들의 염원인 파운드리 실적 개선은 4나노 수율 부진에 다음을 기약하게 됐고, GOS(게임최적화서비스) 논란은 신뢰성에 큰 상처를 남겼다"고 덧붙였다.

다만 2분기부터 D램과 낸드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 본격적인 주가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삼성전자 목표주가 11만원을 유지한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실적 개선과 주가 반등을 기대해 본다"며 "3분기까지 메모리 가격이 무난하게 상승해 영업이익은 2분기 15조7천억원, 3분기 21조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연초 이후 삼성전자 주가에는 실적 우려보다는 파운드리 수율, GOS 이슈 등이 부정적으로 반영됐다"며 "실적 개선이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부정적 이슈를 타개할 모멘텀이 형성되면 투자자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