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먼바다 추락 해경 헬기 인양 11일로 연기…"와이어 보강"(종합)

인양 후 블랙박스 조사 등 사고 원인 규명 진행 계획

제주 먼바다에 추락한 해경 헬기(S-92) 인양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10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사고 사흘째인 이날 오전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370㎞ 해역의 수심 58m 해저에 있는 사고 헬기 동체를 인양하기 위한 작업이 시도됐다.

그러나 인양 도중 랜딩기어부가 탈락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오전 작업이 취소된 뒤 보강 방안을 마련, 이날 오후 와이어 연결 작업을 한 뒤 본격적인 인양은 11일 오전에 하기로 계획이 잡혔다고 해경은 전했다.

앞서 전날에도 동체에 와이어를 설치한 뒤 오후 8시부터 해군 광양함의 크레인을 이용해 동체를 갑판 위로 끌어올리려고 했으나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작업을 중단했고, 이날 날이 밝은 뒤 재개했다. 해경 관계자는 "전날 와이어가 끊어졌던 부분을 보강하고, 압력 분배를 위해 와이어를 1개 추가해 총 4곳 설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인양된 헬기 동체는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부산의 해경 정비창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이송에는 만 하루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해 헬기 동체에서 블랙박스를 회수해 조사할 방침이다.

조사는 국토교통부 항공사고철도조사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된다고 해경은 전했다.
인양이 시도되는 사고 헬기는 남해해경청 항공대 소속으로 지난 8일 오전 1시 32분께 공해상인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남서쪽 370㎞ 해상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4명 중 부기장 정두환(51) 경감, 정비사 차주일(42) 경사, 전탐사 황현준(27) 경사가 순직했으며 기장 최모(47) 경감은 부상으로 제주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헬기는 지난 7일 대만 해역에서 조난신고가 접수된 교토 1호 수색에 투입된 중앙해양특수구조단 대원 6명을 해경 경비함정 3012함에 내려주고 항공유를 보충한 뒤 제주공항으로 복귀하기 위해 이륙했지만, 이륙 후 30∼40초 만에 활주 중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경에 따르면 기장 최 경감은 24년간 3천155시간, 순직한 부기장 정 경위는 23년간 3천238시간의 비행 이력을 가진 베테랑이다. 또한 사고 당시 해당 해역의 기상은 남동풍 초속 2∼4m, 파고 1m, 시정거리 약 9.3㎞로 기상악화에 의한 추락 가능성도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