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깜짝발탁…'8억에 판 아파트 26억 된 사연' 새삼 회자(종합)

부동산 해결 적임자에 '힘있는 실세 장관론'?…文정부 1기 때도 김현미 기용
이종호 과기장관 후보자는 검찰총장 사퇴 직후 반도체연구소 방문이 낙점 연결
정호영과는 40년 지기…"대구 코로나 대응 리더십 높이 평가"
10일 발표된 윤석열 정부의 1차 내각 명단에는 그간 세간에 떠돌던 하마평에 들어있지 않았던 인사들도 일부 이름을 올리면서 인선 막전막후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장관 후보자 8명 가운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제주지사 출신의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이 '깜짝 인사', '파격 발탁'으로 주목을 받았다.

애초 원 위원장은 일찌감치 입각 후보군에 거론됐고 인사 검증 동의를 받은 사실까지 알려졌지만, 그의 이력에는 부동산이나 교통 분야와의 접점이 거의 없었기에 국토교통부 장관직을 맡길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전문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세간의 반응과 달리 원 위원장은 조각(組閣) 작업 초반부터 일찌감치 국토부 장관으로 낙점됐다는 게 윤 당선인측 설명이다.

3선 의원과 재선 도지사 출신으로, 대야 관계를 감안한 인사라는 관측도 있다.

정권교체의 주요 원인으로 평가될 정도로 첨예한 이슈인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해당 분야의 전문성보다는 정무·조정, 부서 통솔 등 역량을 더욱 중시한 인사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른바 '힘있는 실세 정치인' 투입론인 셈이다.

문재인 정부 1기 때에도 문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거쳐 대선 기간 선대위 미디어본부장이었던 김현미 전 의원이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발탁된 바 있다.

또한, 원 후보자가 대선 기간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을 맡아 윤 당선인의 정책 공약을 총괄했고, 인수위에서는 신설된 직책인 '기획위원장'을 맡아 대선 공약을 국정과제로 연결하는 역할을 했던 만큼, 부동산 정책 등 윤 당선인의 핵심 국정과제들이 연속성 있게 추진되도록 하기 위해 국토장관에 발탁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원 후보자는 대선 후보 경선 시절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대장동 의혹 제기를 주도하며 '대장동 1타 강사'를 자임, 윤 당선인의 눈길을 끌며 '러브콜'을 받기도 했었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원 전 지사는 조각 초기부터 국토부 장관으로 낙점했다"며 "도정을 8년이나 이끈 경륜을 발판으로 국토 균형 개발이라는 큰 틀에서의 정책을 볼 수 있는 인사"라고 전했다.

특히 "국회의원 3선의 경륜을 바탕으로 거대 부서인 국토부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리더쉽이 검증된 분"이라며 "공정한 공정과 상식이 회복돼야 할 민생의 핵심 분야인 부동산 안정과 미래형 교통체계 혁신, 균형 잡힌 국토발전의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윤 당선인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원 후보자에 대해 "공정과 상식이 회복돼야 할 민생 핵심 분야인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분"이라며 "수요가 있는 곳에 충분히 주택을 공급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균형발전의 핵심인 지역의 공정한 접근성과 광역 교통체계를 설계해 나갈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원 후보자가 부동산 정책을 주관하는 국토부 장관에 발탁되면서 과거 서울 목동 집을 매도했다가 그사이 해당 집값이 폭등했다는 일화가 다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서울 양천갑에서 내리 3선을 한 원 후보자는 2002년 서울 목동 부영그린타운 아파트를 3억7천500만원에 샀으나 2014년 제주지사에 당선된 후 2년이 지나 시세보다 싼 가격인 8억3천만원에 아파트를 팔았다.

이후 6년 만에 이 아파트 가격이 매도가의 3배가 넘는 26억이 됐다고 한다.

이와 관련, 원 후보자는 작년 7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목동 아파트 매도'에 대해 "제주지사가 되면서 아파트를 팔고 (제주로) 간 것은 10억원 넘게 오를 것을 몰라서가 아니었다.

공직자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었다.

원 후보자의 부인이자 정신과 전문의 강윤형 씨도 작년 10월 유튜브 방송에 출연, "사실 저는 목동 아파트를 팔고 싶지 않았지만 남편이 '정치하면서 재테크 안 하기로 하지 않았느냐'며 압박했다"며 "이 모든 것이 다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역시 의외의 발탁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윤 당선인과 지난해 5월 만났던 인연이 주목을 받는다.

지난해 3월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윤 당선인은 두 달 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를 찾았는데, 이곳은 이 후보자가 2018년부터 소장을 맡고 있었다.

서울대 정덕균 석좌교수의 소개로 이 후보자와 만난 윤 당선인은 4시간가량 반도체 생산 기술, 연구 인력 양성 등을 놓고 얘기를 나눴고 결국 그를 초대 과기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하게 된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또한 입각 대상으로 많이 거론된 인물은 아니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윤 당선인과 동갑내기로, 대학 시절부터 약 40년 동안 인연을 맺어온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오랜 인연도 있지만, 대구에 코로나가 덮친 이후 정 후보자가 보인 리더쉽과 대응 능력을 윤 당선인이 높이 샀다"면서 "앞으로 장관은 보건·의료 분야 및 큰 틀의 정책 추진을 기대하고 차관은 재정 및 복지 분야 전문가 등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40년 경력의 언론인 출신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후보자의 경우는 윤 당선인이 중앙일보에 실렸던 '박보균 칼럼'과 '박보균의 현장속으로'라는 리더십을 주제로 한 현장 르포 연재 기사를 눈여겨 보고 연락하면서 인연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윤 당선인이 대선 출마를 위해 정치에 입문한 직후인 작년 8월께부터 대선 캠프에 합류해 선거를 도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