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끝…깊어가는 봄 도심·명산 나들이객 북적(종합)

서울 도심 명소도 인파…한강공원·고궁·공원마다 봄놀이
늦벚꽃·유채꽃·봄바다 정취에 시간 가는 줄 몰라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를 하루 앞둔 휴일인 17일 전국 곳곳의 휴양지와 명산에는 바깥 활동을 하는 나들이객들로 붐볐다. 서울 도심과 한강공원 등에서도 이날 가족과 연인, 친구들이 모처럼 밝은 얼굴로 봄 정취를 즐겼다.

청계천에서는 노란색 원피스를 입은 어린이가 아빠의 카메라 앞에서 깡충깡충 뛰며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딸의 사진을 찍던 손모(40) 씨는 "날씨도 좋고 주말이라 나들이를 나왔다"며 "오늘 많이들 놀러 나왔는지 길이 많이 막혀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했다. 경복궁에도 색색의 한복을 차려입은 상춘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사업차 한국에 왔다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 에두아르(29) 씨는 "주말에는 여유가 있어 서울 시내를 돌아다닌다"며 "오늘은 한국의 전통적인 것을 보고 싶어 경복궁을 찾았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한강공원은 운동복 차림으로 산책하는 시민들과 나무 아래 그들에서 쉬고 있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남편, 딸들과 함께 캠핑용 의자에 앉아 오붓한 시간을 보내던 이은영(42) 씨는 "아이들이 코로나19 이후로 여행을 못 가 답답해했는데, 오늘 여행 대신 여기로 나왔다"며 "방금 중국 음식으로 배달 주문했다.

여기서 저녁까지 해결하고 날씨를 즐기다 귀가할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마포구 연남동의 경의선숲길에서는 결혼을 앞둔 연인과 함께 온 직장인 임모(31) 씨는 "오늘은 하늘이 맑고 미세먼지도 없어서 너무 좋다"라며 "곧 야외 마스크 착용 지침이 풀려서 마음 편히 민얼굴로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주말 나들이객 인파에 도심 곳곳에서는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서울 도심의 평균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18.1㎞였다.

송파구에서 택시를 몰던 기사 우세기(70) 씨는 "아침부터 배차 콜 폭탄이 쏟아지고 있다"며 "지난 주말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날씨도 좋고 코로나19에서도 해방돼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수은주가 20도 넘게 오른 데다가 하늘이 맑고 미세먼지도 심하지 않아 나들이객들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한껏 털어냈다.

벚꽃이 뒤늦게 만개한 강원 춘천 물안마을과 벚꽃이 춘천에서 가장 늦게 핀다는 부귀리를 찾은 상춘객들은 절정에 이른 봄 정취를 만끽했다.

소양강댐 벚꽃길에도 연인,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붐볐다.

겹벚꽃 명소인 제주시 오라동과 조천읍에는 이른 아침부터 만개한 꽃을 구경하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크고 화려한 겹벚꽃을 배경으로 서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추억을 쌓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유채단지가 조성된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에도 이른 아침부터 유채꽃 물결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려는 상춘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과 태종대 유원지, 부산시민공원에도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산책하며 휴일을 즐겼다.
한려수도가 한눈에 보이는 경남 남해안 케이블카에도 관광객들이 몰렸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통영케이블카에는 1천500여명, 사천바다케이블카에는 1천800여명이 탑승했다.

거제 학동흑진주몽돌, 남해 상주은모래비치 등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해수욕장에도 바다를 보며 봄기운을 만끽하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삼짇날 소꿉놀이' 행사가 열린 경기 용인 한국민속촌, 튤립과 수선화 등 100여종의 봄꽃 130만 송이가 핀 에버랜드 '튤립파워가든'도 행락객들로 북적거렸다.

옛 대통령 별장인 청주 소재 청남대에서는 전날 봄꽃축제인 '영춘제'가 개막했다.

3천여명의 꽃나들이객들은 야생화, 분경, 분재, 서각 등 750여점의 작품을 보며 봄꽃의 향연을 즐겼다.

유채꽃 물결이 일렁이는 전남 나주 영산강 둔치와 장흥·보성군 경계 지점에 있는 제암산의 만발한 철쭉 꽃길에도 상춘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주의 대표 관광지인 한옥마을은 관광객들이 곱게 차려입은 형형색색의 한복으로 물결쳤다.

강원도의 명산인 설악산과 오대산, 천년고찰 법주사를 끼고 있는 충북 보은 속리산에는 각 3천여명의 탐방객이 입장해 이른 아침부터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큰 바위봉우리가 장관인 경북 청송의 주왕산,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이야기가 서려 있는 경기 동두천 소요산, 출렁다리로 유명한 파주 감악산 등 유명산에도 등산객들이 몰렸다.
한편 서울광장에서는 부활절을 맞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전 국민혁명당)을 중심으로 '20022 자유통일을 위한 부활절 연합예배'가 열렸다.

광장 잔디밭을 가득 채운 경찰 추산 약 7천명의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든 채 허공에 손을 흔들면서 찬송가를 불렀다.

예배는 오후 5시께 큰 소란 없이 종료됐다. (나보배 류수현 박영서 백나용 손대성 심규석 여운창 이정훈 조정호 최은지 최재훈 홍유담 조다운 김윤철 오규진 오명언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