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도의원 선거구 통폐합 안 돼…시민 좌절감 커"

제주도의회 서귀포시 지역구 의원들 반대 의견 피력

제주도의회 서귀포시에 지역구를 둔 도의원들이 자신들의 지역구 통폐합에 반대하고 나섰다.
강충룡·고용호·김용범 의원 등 10명의 서귀포시 지역구 의원 일동은 19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귀포시 도의원 선거구 통폐합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약속 위반"이라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이들은 "국회는 무책임하게 선거구 획정 관련 법안 처리를 늑장 처리하더니 지역 실정을 전혀 무시한 반쪽짜리 도의원 정수 증원으로 도민사회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2명의 증원 중 1명은 비례대표로 선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1명의 지역구만 증원해야 하므로 선거구 획정은 더욱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의원들은 "서귀포시 지역구에서 1명을 축소해 제주시 지역구 의원을 증원하려는 논의가 있다"며 "제주시와 비교해 서귀포시가 도의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에서 12대 의회에서 그 편차가 더욱 벌어지면 서귀포시민들의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제주도의회 비례대표와 교육의원을 제외한 지역구 의원은 제주시가 21명, 서귀포시가 10명이다.
이들은 "서귀포시 선거구가 통폐합되는 것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시 약속했던 '불이익 배제의 원칙' 위반"이라며 "제주시 자체에서 지역구를 조정해 헌법재판소 기준에 맞는 선거구획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선거구획정위원회에 촉구했다.

서귀포시 지역 25개 시민사회단체도 이날 성명을 통해 "선거구 획정은 자연환경과 지리적 여건, 행정수요와 지역 대표성 외에도 산남과 산북의 균형 발전, 양 행정시 총인구수 증가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서귀포시 지역 선거구가 현행 10개 선거구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15일 제주도의원 정수를 기존 43명(지역구 31명, 비례 7명, 교육의원 5명)에서 45명(지역구 32명, 비례 8명, 교육의원 5명)으로 2명(지역구 1명, 비례대표 1명)을 증원하는 내용을 담은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헌법재판소 인구 편차 기준에 어긋나 분구 또는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되는 선거구는 아라동, 애월읍, 한경·추자면, 정방·중앙·천지동 등 4곳이다.

이 중 아라동과 애월읍은 인구가 다른 선거구보다 과도하게 많아 분구 대상이며, 한경·추자면과 정방·중앙·천지동은 인구가 적어 통폐합 대상으로 꼽힌다. 국회 결정에 따라 제주시 한경·추자면과 서귀포시 정방·중앙·천지동 등 선거구 2곳 중 한 곳은 타 선거구와 통폐합될 처지에 놓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