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박의장 중재안 수용…검수완박 대치 극적 해소(종합)

박홍근 "중재안서 부족한 부분 보완…남은 '2대 범죄' 수사권도 폐지 이해"
내주 본회의 처리·내달 3일 국무회의 상정 전망…檢 반응 주목
더불어민주당은 22일 박병석 국회의장이 여야에 제안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중재안을 전격 수용키로 결정했다. 국민의힘도 박 의장 중재안을 수용하면서 그동안 '검수완박' 정국 속에서 극한의 대치를 이어왔던 여야는 극적으로 절충점을 마련, 파국을 피하게 됐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박 의장이 제안한 중재안을 논의한 결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박홍근 원내대표가 의총 후 브리핑에서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중재안을 전격 수용한 배경에 대해 '검찰 기소·수사권의 분리' 원칙, 4월 임시국회서 법안 처리, 한국형 FBI(미 연방수사국) 설립을 언급하며 "이 세 가지가 의장 중재안에 기본적으로 반영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앞서 이날 여야에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되 직접수사권은 한시적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검찰의 '6대 범죄' 수사권 범위에서 부패·경제 범죄만 남기고 4대 범죄(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는 삭제하는 등의 8개항의 중재안을 각 당에 제안했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 뜻이 그대로 다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중재안에서 부족한 부분은 향후 보완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특히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6대 범죄 수사권을 4개월 후 모두 폐지하면 더할 나위 없었을 텐데 박 의장과 국민의힘에서 끝까지 바로 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한국형 FBI(미 연방수사국)를 만들면 그때 다 폐지하자고 이야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6대 범죄' 중) 4개는 이 법이 통과되고 4개월 이내에 폐지한다"면서 "남은 2개(부패·경제)도 같이 폐지하자고 이야기했는데 국민의힘은 그 과정에서 (당분간 직접수사권을 남겨둘 분야로) 2개를 이야기하다가 3개를 이야기하다 마지막에 의장이 2개로 좁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은) 2개 범죄 (수사권)도 향후 FBI 법이 처리되는, 길게 보면 6개월, 준비를 거쳐 설립하는 1년, 1년 6개월 이내에 직접 수사권이 폐지된다고 이해하면 되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검수완박' 강행을 위해 예고했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비롯한 입법 절차와 관련해서는 "오늘 의장 중재안을 여야가 수용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법사위 법안 심사과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합의 수용한 내용을 법문화하고 성안해서 향후 법사위 심사 일정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면서 "법사위 안건조정위에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2개 안건이 올라가 있지 않나.

이 2개를 안건조정위에서 (논의)하는 방법도 있고 안건조정위는 철회하고 (법사위) 법안소위에서 심사해 전체회의 심사 후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민의힘 역시 이날 오전 의총에서 박 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중재안은 다음 주 본회의를 처리하고 내달 3일 열리는 국무회의에 상정되는 등 무난한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박 원내대표는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법안에 대한 검찰 쪽의 반응에 따라 진통이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행 여부도 관건이다.

중수청 발족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여서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당선인의 거부권 가능성에 대해 "당선인의 핵심 측근이라고 하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수용해서 합의한 내용 아니냐"면서 "본인들이 수용하고 합의한 것을 대통령 당선인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