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파업 초읽기…임금협상 조정 중지

노사, 지노위서 합의안 도출 실패…노조 "26일 첫차부터 운행 중단"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협상 조정 시한인 26일 0시까지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실패하면서 서울 버스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노조는 예고한 대로 조정 기간 연장 없이 이날 오전 4시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서울 버스 파업은 2012년 이후 10년 만이다.

서울시버스노조와 사용자 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전날인 25일 오후 3시부터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서 임금단체협상 2차 조정 회의에 나섰지만, 기한인 이날 0시까지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0시께 조정 중지를 선언했다.

위원회는 "당사자 간 주장의 현격한 차이로 의견 조율이 어려워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사건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조정은 중지됐지만, 노사 양측은 파업 돌입 시점까지 막판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노사 양측은 2차 조정 회의에서 최대 쟁점인 임금 인상을 두고 맞섰다.

회의 초반부터 양측 간 입장차만 확인한 가운데 오후 8시께까지 서로 타협안을 내놓지 못했고, 회의는 정회와 속개를 반복했다.

8.09%(4호봉 기준) 인상을 요구해온 노조는 사측이 임금동결을 고수한 채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고, 오후 9시께 속개된 회의에서 사측이 임금인상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으나 양측 간 언쟁으로 회의는 10분 만에 중단됐다. 비슷한 시간 노조를 구성하는 61개사 대표자 62명이 협상 상황을 공유하기 위해 지노위로 모였다.

양측간 입장 차로 정회가 이어지자 일부 노조원들은 사용자 사무실로 난입해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들도 협상장에 도착해 상황을 주시했다.

노조 측은 서울시가 준공영제에 따라 버스업계에 재정 지원을 하는 만큼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노사 간 협상인 만큼 직접 개입은 어렵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서울시버스노조에 가입된 시내버스(마을버스 제외)는 7천235대로 전체 시내버스의 98%에 달한다.

이번 파업으로 서울 시내에서 운행되는 대부분의 버스가 멈춰서면서 교통 대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한다.

우선 26일부터 파업이 종료될 때까지 지하철을 매일 190회 추가 운행하고, 주요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139개 노선에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또 개인택시 부제 해제를 26일부터 전체 시간대로 확대해 하루 평균 1만4천800대의 택시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