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러 중국대사 "중러, 제재 어려움 해결 위해 협력 강화해야"

장한후이 주러 중국대사는 중국이 러시아와 군사 기술, 에너지, 우주 분야에서 계속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 간 거래에서 현지 통화 결제 확대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사는 지난 6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과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중국과 러시아 간 실질적인 협력에 일부 지장을 초래하며 제재로 야기되는 무역 결제와 물류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양국은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에너지는 중국과 러시아 간 실용적 협력에서 가장 중요하고 실질적이며 광범위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중국이 이웃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서방의 제재를 피하도록 도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장 대사가 이같이 발언했다"며 "다만 장 대사는 러시아로부터 석유와 가스를 더 많이 사들이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지난달 러시아에서 수입한 상품 규모는 역대 최대인 89억 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56%, 3월 대비 13% 각각 증가했다. 중국이 러시아에서 주로 수입하는 상품은 곡물과 석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상품 등 원자재다.

이들 상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가격이 추가로 급등했다.

장 대사는 또 "중국은 양국 간 무역, 투자, 신용에서 현지 통화 결제의 확대를 계속 지원하고 양국의 인프라 조직과 금융 기관이 역할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달러를 포기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중국과 러시아는 실제 요구와 현실에 따라 무역 결제에서 실질적이고 유연한 형태의 협력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국 중앙은행이 각자의 국가 지불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방에서는 고립된 러시아가 군사와 우주 같은 민감한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과 기술적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장 대사는 우크라이나 전쟁 후 군사 기술 협력이 우선순위가 됐냐는 질문에 중국과 러시아 간 협력은 자신들의 핵심 이익에 부합하며 제3자를 겨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달과 심우주 탐사, 인간 우주 비행, 위성 항법, 지구 탐사 등에서 양국은 광범위하고 유익한 협력을 할 것이라며 "과학과 기술 분야의 협력은 다른 요인으로부터의 간섭에 자유로우며 독립적으로 수행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