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재의 새록새록] '우리는 이웃사촌'…새들의 아파트 된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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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르레기·붉은부리찌르레기·참새가 벽 구멍에 둥지…새끼 키우며 여름 맞아 강원 강릉시 외곽의 한적한 농촌 마을에 있는 건물.
이 건물 외벽에는 요즘 찌르레기와 희귀조류인 붉은부리찌르레기, 참새 등 여러 종류의 새들이 둥지를 틀고 새 생명을 키우고 있다. 목재로 된 건물 외벽에 구멍을 뚫거나 틈, 혹은 연통을 이용해 둥지를 튼 것이다.
요즘 새들은 건물 각자의 둥지에서 새끼를 키우거나 알을 품으며 여름을 맞고 있다. 건물 외벽에 구멍이 여러 곳 났지만 이를 메우지 않아 어미 새들이 새끼 새를 돌보며 기르는 육추 장소가 된 것이다. 시기가 약간씩 달라 어떤 둥지의 어미는 벌레나 열매를 쉼 없이 물고 들어가며 새끼를 키우고 또 다른 곳에는 알을 낳고자 둥지 보수용 마른 풀 등 각종 재료를 물고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새들은 건물 앞 바로 앞에 있는 전봇대에서, 나무나 지붕 그늘에서 잠시 쉬며 육추의 고단함을 견뎌내고 있다. 맨 위 구멍에는 찌르레기와 붉은부리찌르레기가 옆집이고 그 옆 구멍에는 참새네가 이웃사촌을 이루고 산다. 찌르레기와 다른 찌르레기는 아래 윗집이다.
또 붉은부리찌르레기와 붉은부리찌르레기는 바로 옆집에 산다.
찌르레기와 참새는 나무 구멍이나 건물 틈, 딱따구리 등 다른 새들이 파 놓은 낡은 둥지를 이용하는 특성이 있다. 또 다른 곳에서는 참새와 찌르레기가 이웃이고, 참새와 붉은부리찌르레기가 이웃인 곳도 있다. 종(種)이 다른 새들은 생김새도 다르고 크기도 다르지만, 서로를 거의 공격하지 않아 평화로운 육추가 이뤄지고 있다.
연통 구멍에도 참새 가족이 새끼를 키우고 있다.
교회 벽면에는 구멍 11개에 참새 한 가족, 붉은부리찌르레기 3가족, 나머지는 찌르레기 가족이 살고 있다.
아직 드나드는 새가 없는 구멍도 있다. 지붕 밑 틈 5∼6곳에서도 참새와 붉은부리찌르레기, 찌르레기가 사이좋게 새끼를 키우고 있다.
한 곳의 찌르레기는 암수 교대로 부지런히 앵두와 개구리, 벌레를 물어다 먹이고 새끼들의 배설물을 내다 버리는 것으로 보아 새의 새끼가 자라 둥지에서 떠나는 이소가 멀지 않은 듯하다.
70대 마을 주민은 16일 "우리 마을은 노송이 있는 숲에 있어 새들이 해마다 건물과 숲에서 새끼를 키워내고 있다"며 "일부 농작물 피해가 있긴 하지만, 새들이 살기 좋으니 사람도 살기 좋은 곳이라는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건물 앞은 백 년도 훨씬 넘은 아름드리 소나무 20여 그루가 곧게 하늘을 향해 뻗어 숲을 이루고 있는 주민의 쉼터다.
일본 강점기에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난 상흔을 그대로 간직한 채 마을을 지켜가고 있다.
소나무 5∼6그루에도 찌르레기와 참새가 구멍에 집을 짓고 새끼를 키우거나 알을 품고 있다.
소나무 한 그루에도 맨 위 구멍에는 찌르레기가, 중간 구멍에는 참새가, 아래 구멍에는 다른 찌르레기가 각각 새끼를 키우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이곳 소나무 구멍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워냈던 여름 철새 파랑새도 요즘 이곳을 다시 찾아와 둥지를 틀기 위해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 건물 외벽에는 요즘 찌르레기와 희귀조류인 붉은부리찌르레기, 참새 등 여러 종류의 새들이 둥지를 틀고 새 생명을 키우고 있다. 목재로 된 건물 외벽에 구멍을 뚫거나 틈, 혹은 연통을 이용해 둥지를 튼 것이다.
요즘 새들은 건물 각자의 둥지에서 새끼를 키우거나 알을 품으며 여름을 맞고 있다. 건물 외벽에 구멍이 여러 곳 났지만 이를 메우지 않아 어미 새들이 새끼 새를 돌보며 기르는 육추 장소가 된 것이다. 시기가 약간씩 달라 어떤 둥지의 어미는 벌레나 열매를 쉼 없이 물고 들어가며 새끼를 키우고 또 다른 곳에는 알을 낳고자 둥지 보수용 마른 풀 등 각종 재료를 물고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새들은 건물 앞 바로 앞에 있는 전봇대에서, 나무나 지붕 그늘에서 잠시 쉬며 육추의 고단함을 견뎌내고 있다. 맨 위 구멍에는 찌르레기와 붉은부리찌르레기가 옆집이고 그 옆 구멍에는 참새네가 이웃사촌을 이루고 산다. 찌르레기와 다른 찌르레기는 아래 윗집이다.
또 붉은부리찌르레기와 붉은부리찌르레기는 바로 옆집에 산다.
찌르레기와 참새는 나무 구멍이나 건물 틈, 딱따구리 등 다른 새들이 파 놓은 낡은 둥지를 이용하는 특성이 있다. 또 다른 곳에서는 참새와 찌르레기가 이웃이고, 참새와 붉은부리찌르레기가 이웃인 곳도 있다. 종(種)이 다른 새들은 생김새도 다르고 크기도 다르지만, 서로를 거의 공격하지 않아 평화로운 육추가 이뤄지고 있다.
연통 구멍에도 참새 가족이 새끼를 키우고 있다.
교회 벽면에는 구멍 11개에 참새 한 가족, 붉은부리찌르레기 3가족, 나머지는 찌르레기 가족이 살고 있다.
아직 드나드는 새가 없는 구멍도 있다. 지붕 밑 틈 5∼6곳에서도 참새와 붉은부리찌르레기, 찌르레기가 사이좋게 새끼를 키우고 있다.
한 곳의 찌르레기는 암수 교대로 부지런히 앵두와 개구리, 벌레를 물어다 먹이고 새끼들의 배설물을 내다 버리는 것으로 보아 새의 새끼가 자라 둥지에서 떠나는 이소가 멀지 않은 듯하다.
70대 마을 주민은 16일 "우리 마을은 노송이 있는 숲에 있어 새들이 해마다 건물과 숲에서 새끼를 키워내고 있다"며 "일부 농작물 피해가 있긴 하지만, 새들이 살기 좋으니 사람도 살기 좋은 곳이라는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건물 앞은 백 년도 훨씬 넘은 아름드리 소나무 20여 그루가 곧게 하늘을 향해 뻗어 숲을 이루고 있는 주민의 쉼터다.
일본 강점기에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난 상흔을 그대로 간직한 채 마을을 지켜가고 있다.
소나무 5∼6그루에도 찌르레기와 참새가 구멍에 집을 짓고 새끼를 키우거나 알을 품고 있다.
소나무 한 그루에도 맨 위 구멍에는 찌르레기가, 중간 구멍에는 참새가, 아래 구멍에는 다른 찌르레기가 각각 새끼를 키우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이곳 소나무 구멍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워냈던 여름 철새 파랑새도 요즘 이곳을 다시 찾아와 둥지를 틀기 위해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