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전희철 감독, FA 대어 김선형에 "조언 필요하면 전화해"

"선생님 입장서 상담해줄 것"…김선형 "FA 기대 있어"
김선형, 2017년 발목뼈 골절·올해 손가락뼈 부상 후 모두 우승
"예전에 연봉 협상할 때도 저랑 종종 통화하곤 했었죠."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우승팀 서울 SK의 전희철 감독(48)은 자유계약선수(FA) 대어로 꼽히는 김선형(35)에게 "잘 안 풀리면 전화하라"고 조언했다. 전 감독은 18일 김선형과 함께 경기도 용인 SK나이츠 체육관에서 진행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FA 자격을 얻은 김선형의 거취에 대해 "구단 직원과 만나고 있는 건 아는데 어떤 내용이 오가는지는 알지 못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코치 시절 (연봉 협상 관련) 선형이가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조언을 구하곤 했다"며 FA 협상에서도 흔쾌히 상담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 감독은 "구단과 선형이 사이를 중재하겠다는 건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연락이 오면 감독이 아니라 다시 선생님 입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황에 따라) '구단이 더 배려해야 한다', '선형이 네가 무리한 것 같다' 등 솔직하게 전부 상담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1년 2순위로 지명된 이후 줄곧 SK에서만 뛰어온 김선형은 "구단에 선수로서 가치와 관련해 이야기했다"며 "이번 FA에 조금은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2003년 SK에 합류해 2008년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간 전 감독 역시 공헌을 인정받아 그의 등번호 13번은 영구결번됐다. 전 감독처럼 SK에서 영구결번에 대한 욕심이 있냐는 질의에 김선형은 "아직 쌩쌩해서 은퇴는 먼 얘기"라면서 "롤 모델이 수원 KT 김동욱 선수로 바뀌었다"고 답했다.

1981년생인 김동욱은 올해 40세로 프로농구 현역 최고령 선수다.

그러자 전 감독은 "내가 36살에 은퇴했다"면서 "요즘 선수들은 예전과 다르게 술도 안 먹고 몸 관리도 철저하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프로 생활을 먼저 한 선배들이 조언을 잘 해줘서 (몸 관리를) 해뒀으면 은퇴 당시 생각을 다르게 했을 것"이라며 "요즘 선수들은 따로 시간을 내서 자신에게 투자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우승까지 합심해 달린 둘은 지난 시즌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지난 3월 5일 창원 LG와 홈 경기를 꼽았다.

당시 김선형은 1쿼터 초반 손가락 부상으로 경기에 빠져야 했다.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도 3쿼터에 허벅지 통증을 호소해 물러났다.

김선형은 "당시 손가락뼈가 튀어나왔다"며 "일이 어떻게 이렇게 풀리는지 어이가 없어서 아픔도 느껴지지 않았다"고 되돌아봤다.

전 감독도 "'시즌 끝났구나'하고 생각했다"며 "워니까지 다치니 뒤통수를 두 대 연달아 맞은 기분이었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자 김선형은 "그런데 구급차에 이송되기 직전 2017년 당시가 떠올랐다"며 "그때도 발목을 심하게 다쳤는데 그 시즌 우승했다.

이번에도 우승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2017년 10월 18일 모비스와 경기에서 발목뼈가 부러져 복귀하는데 4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 시즌 SK는 원주 DB를 꺾고 우승했다.

이에 전 감독은 "그 말처럼 정말 이번에 우승을 해버린 게 아이러니다. 우승하려면 뼈를 봐야 하나 싶었다"며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