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수행자에 최적화 인도 분황사…붓다 성도지가 '눈앞에'

'완전한 깨달음' 마하보디 사원과 300m 거리…"장·단기 체류 지원"
21일 인도 부다가야에 준공한 첫 한국 전통 양식의 사찰인 분황사는 순례객들에 더없이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 절은 붓다의 성도지로 알려진 마하보디 사원과 직선거리로 300m에 불과하다.

마하보디 사원 안에는 붓다가 완전한 깨달음을 위해 선정에 들어간 장소인 보리수나무가 있다.

2천600년 전 극한 단식 등 6년간의 고행 끝에도 깨달음을 얻지 못했던 고타마 싯다르타는 이곳에서 비로소 '정각'을 이루고 붓다가 된다. 사원 안에는 이런 붓다의 행적을 기념하는 50m 높이의 마하보디 대탑이 있다.

대탑 주변으로는 거대한 보리수나무들이 가지를 사방으로 뻗어 경건함을 더한다.

마하보디 사원은 전 세계에서 오는 불자는 물론 순례자와 관광객들로 성황을 이루는 곳이다. 성지로서 유명세 때문에 때론 테러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마하보디 대탑은 분황사 대웅보전 앞에 서면 시원하게 볼 수 있다.

분황사 측은 마하보디 사원으로 직접 통하는 길을 마련하고자 사찰 주변 주택과 토지매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리작업이 끝나면 순례객들은 마하보디 사원을 참배한 뒤 300m를 걸어 분황사 경내를 참배하거나 머물며 수행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분황사 공사를 총괄한 현지 법인 물라상가 대표 붓다팔라 스님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주변에 각국에서 만든 사찰이 250곳이나 되지만, 한국 사찰은 단 한 곳도 없어 아쉬움이 컸다"며 "이제는 분황사에서 순례자와 수행자의 장·단기 체류 지원이 가능해졌다"고 반겼다.

분황사가 불모의 땅에서 '불법(佛法)의 전당'으로 서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이 사찰이 들어선 지역은 우기면 침수가 빈번한 곳이다.

사실상 늪지대나 다름이 없을 정도로 건물을 올리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물라상가 측은 대웅보전이 들어서는 곳에 기단을 높이 세우는 대신 그 아래로는 물이 흘러갈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드는 '잠함기초' 공법을 적용해 대웅보전을 세웠다.

분황사 경내에서는 콘크리트로 습지를 메우는 작업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물라상가의 한 관계자는 "습기가 많은 이곳 위에 건물을 짓기가 매우 어려웠다"며 "오늘도 콘크리트 갠 것을 대야에 담아 땅에 붓는 작업을 했다.

이런 일을 매일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도 큰 걸림돌이었다.

공사장 인부들 사이에서 집단 감염이 나오면서 현지에 왔던 한국 기술진이 한때 철수하기도 했다. 다행히 분황사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인명피해도, 공사 중 안전사고에 따른 사상자는 없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