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 2002 월드컵 제자들 지휘한다…상대는 U-14 유망주

이벤트 경기 지휘봉·지도자 강연…6월 풋볼 페스티벌 '주인공' 나서
거스 히딩크(76)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영웅들을 이끄는 모습을 6월에 다시 보게 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평가전 4연전을 치르는 6월 A매치 기간 중인 1~6일을 '2022 KFA 페스티벌' 주간으로 정하고 한일 월드컵 2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연다.

히딩크 전 감독도 오랜만에 한국을 찾아 각종 행사에 참석한다.

히딩크 전 감독은 그간 개인적으로 한국을 몇 차례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거스히딩크재단 업무차 방한했던 2018년 2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입국해 내달 7일까지 열흘간 한국에 머무는 히딩크 전 감독은 6월 5일, 20년 전으로 돌아가 제자들을 '지휘'하는 뜻깊은 시간을 갖는다.

KFA가 이날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2002 레전드 올스타전'을 여는데, 이 경기에서 히딩크 전 감독이 '2002 레전드 팀' 감독으로 직접 나선다.
정해성 전 호찌민시티 감독이 20년 전과 마찬가지로 코치로 히딩크 전 감독을 보좌한다. 선수 면면은 화려하다.

한일 월드컵 뒤 에인트호번(네덜란드)에서 인연을 이어갔던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를 비롯해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이천수 등 2002년의 영웅들이 8대 8경기의 '선수'로 출전한다.

상대는 KFA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인 '골든에이지' 과정에 있는 14세 이하(U-14) 선수들이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유망주들에게 월드컵 4강에 오른 '전설의 팀'을 상대하는 경험을 선사한다는 깊은 의미가 담겨있다.

그러나 KFA가 어린 선수들을 '히딩크호'의 상대로 결정한 '진짜 이유'는 2002년 영웅들 대부분이 40세를 훌쩍 넘겨 제대로 축구 경기를 소화할 몸이 아니기 때문이다.

KFA 관계자는 "2002 레전드 팀이 체력이 안 될 거다.

아마 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히딩크 감독은 앞서 한국과 브라질의 평가전이 열리는 2일에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한일 월드컵 당시 국가대표 선수들, 대회 조직위 관계자 등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공헌했던 인사들과 오찬을 갖는다.

3일에는 KFA 콘퍼런스에 참가해 한국 지도자들에게 선수 지도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네덜란드 국가대표 골키퍼 출신으로 명문 구단 아약스 사장을 맡고 있는 에드빈 판데르사르도 콘퍼런스 연사로 나선다. KFA 관계자는 "히딩크 전 감독이 사실상 이번 풋볼 페스티벌의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