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에 가뭄 겹쳐 포항 장기면 산딸기 수확량 50%로 급감

산딸기축제 3년 연속 취소…승차 거래 방식으로 판매 행사 개최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주민들이 특산물인 산딸기 생산량이 줄어 고심하고 있다. 26일 포항시와 장기농협 등에 따르면 올해 장기면에서 생산 예정인 산딸기는 약 160t으로 평년 320t의 절반에 불과하다.

산딸기 생산량이 줄어든 이유는 2020년과 2021년 태풍으로 산딸기나무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또 장기간 연작하면서 수확량이 줄었고 올해 가뭄까지 겹치면서 나무 세력이 급격히 약화했다. 농업인이 고령으로 재배를 포기한 경우도 많다.

장기면에서 산딸기를 재배하는 농가는 2020년에 340가구(57㏊)였으나 2021년에는 160가구(35㏊)로 줄었다.

포항에서는 약 50년 전부터 장기면을 중심으로 산딸기 재배를 시작해 현재 시 전역으로 재배지가 퍼졌다. 특히 장기면에서 재배한 산딸기는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 신맛이 강하지 않고 특유의 향과 달콤한 맛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수확량이 줄면서 주민들은 산딸기 농사를 계속 지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매년 열어온 산딸기축제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포항장기산딸기축제추진위원회는 2020년과 2021년에는 작황 부진에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축제를 열지 않고 비대면 방식으로 산딸기를 판매했다.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돼 각종 축제가 정상화됐지만 축제추진위는 올해도 코로나19와 작황 부진 등을 고려해 축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다만 6월 4일부터 5일까지 장기면 봉산극기체체험센터 앞 옛 도로변에서 승차 거래(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산딸기를 시중가보다 싸게 팔기로 했다.

행사장에서는 산딸기와 산딸기음료를 맛볼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산딸기 생산량이 갈수록 줄어서 올해 축제를 열지 등을 놓고 고민하다가 판매 행사만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