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가기 편해졌네요"…신림선 개통 첫날 열차 3량 '꽉꽉'

시민들, 무인 운행 방식에 관심…"열차 너무 작아" 아쉽다는 반응도
"관악산에서 등산모임을 한다고 해서 교통편이 막막했는데, 마침 오늘 신림선이 개통됐다고 해서 타고 가려고요. "
28일 오전 9시께 서울 여의도 샛강역에서 만난 변지영(30) 씨는 이렇게 말했다.

변씨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오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일산에서 살아서 관악산까지 가려면 차편이 복잡한데, 여의도까지는 오기 수월했다"며 신림선으로 갈아탈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도시철도 신림선은 여의도 샛강역부터 관악산(서울대)역까지 11개 정거장을 연결하는 총 7.8㎞ 노선이다.

여의도부터 관악산까지 가는 데 16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또 지하철 9호선(샛강역)·1호선(대방역)·7호선(보라매역)·2호선(신림역)과 환승 된다. 신림선 개통 첫날인 이날 샛강역에는 주말 오전인데도 적지 않은 사람이 몰려들어 처음 타 보는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30명 남짓한 사람들이 한 번에 열차에 몸을 싣자 3량 규모의 작은 열차 안이 금세 북적거렸다.

열차는 다음 역인 대방역에서 벌써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가득 찼다. 시민들은 관악산과 서울대 인근을 오가기가 훨씬 수월해졌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학동 고시촌의 공인노무사 학원에 다닌다는 이재철(26) 씨는 "대방역에서 신림선을 타고 가니 평소 버스를 탈 때보다 30분은 빨리 갈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많이 타고 다닐 것 같다"고 말했다.
기관실이 사라진 자리 대신 자리한 통유리창은 승객의 이목을 끌었다.

신림선은 국내 최초로 '한국형 무선통신기반 열차제어시스템(KRTCS)'을 도입해 기관사 없이 무인으로 운행된다.

승객들은 차량 맨 앞자리를 찾아 선로를 영상에 담기도 했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 한 중년 남성은 "창밖 선로를 아이에게 보여주려 했는데 사람이 너무 몰려있어 못 보여주겠다"며 웃었다.

차모(59) 씨는 열차 정면으로 펼쳐진 선로를 보며 "너무 신기하고 좋은데 선로만 보이니 아쉽기도 하다"며 "자연을 볼 수 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개통 첫날을 맞아 호기심에 타러 와봤다는 시민들도 종종 있었다.

네 명 남짓한 아이들 무리는 관악산역과 샛강역을 오가며 사진을 찍었다.
마지막 역인 관악산역에 도착하자 열차 안을 가득 메웠던 승객들이 쏟아져 내렸다.

빈 열차에는 여의도 방면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다시 자리를 채웠고, 열차는 반대 방향으로 출발했다.

이른 아침 관악산을 등반했다가 집으로 돌아간다는 한 70대 어르신은 "관악산까지 빠르게 도착해 좋지만, 열차가 너무 짧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그는 "노약자석도 제대로 확충했으면 좋겠다"며 "종점에서 종점까지 15분 남짓 걸린다고 해도 노약자는 힘들다"며 아쉬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