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물들인 韓 영화…박찬욱 감독상·송강호 남우주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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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 '헤어질 결심' 박찬욱영화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이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품에 안았다. 한국영화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것은 2002년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에 이어 두 번째다. 7번째 칸을 찾은 송강호 배우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송강호 '브로커'로 남우주연상…"대한민국 영화팬에 감사"
28일 오후(현지 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감독상 수상자로 박찬욱이 호명됐다.단상에 오른 박 감독은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대를 겪었지만 극장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우리 모두가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우리가 이 질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영화와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를 만드는 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정서경 각본가를 비롯한 많은 크루들에게 감사하다"했고, 박해일, 탕웨이 배우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앞서 박 감독은 '올드보이'로 제57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바 있다. 이후 '박쥐'로 제62회 심사위원상을 손에 쥐고, '아가씨'로 제69회 경쟁 부문에 초청된 것에 이어 6년 만에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으로 칸 영화제 세 번째 본상을 거머쥔 박 감독은 한국영화인 최다 기록을 세웠다.'브로커'의 송강호 배우는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브로커'는 공식 폐막식에 앞서 진행된 에큐메니컬상(Prize of the Ecumenical Jury)도 수상하며 겹경사를 맞았다. 에큐메이컬상은 인간 존재를 깊이 있게 성찰한 예술적 성취가 돋보이는 영화에게 주어진다. 송 배우는 옆자리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강동원과 진한 포옹을 나누며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메르시 보꾸(감사합니다)"라며 입을 뗀 그는 "위대한 예술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소감 발표를 시작했다.
이어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배두나 등 동료배우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 "(제작사 영화사 집의) 이유진 대표님, 그리고 CJ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대한민국의 수많은 영화팬 여러분들께 이 영광을 바칩니다"라며 말을 맺었다.
이로써 송 배우는 지난 2019년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 영광에 이어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 배우가 칸에서 연기상을 받은 것은 2007년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탄 전도연 배우 이후 두 번째다. 더불어 송 배우는 '브로커'에 앞서 '괴물', '밀양', '박쥐' 등으로 총 7번의 칸 초청을 받아 국내 배우 중 칸 경쟁 부문 최다 진출이라는 타이틀도 갖게 됐다.
전 세계 171개국에 선판매된데 이어 칸의 선택까지 받은 '브로커'는 내달 8일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다음달 29일 개봉 예정이다.박승완기자 psw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