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으로 이끄는 투자노하우] 넓은 집 갈아타기 전략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아파트값 하향 평준화로 ‘갈아타기’ 적기
무주택자의 꿈이 내 집 마련이라면 유주택자는 지금 살고 있는 평수보다 좀 더 넓고 인기 있는 동네에 살고 싶은 게 소망일 것이다. 요즘 중소형에서 중대형으로, 수도권이나 강북권에서 강남권 등 인기지역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부쩍 늘어났다. 부동산침체 장기화로 아파트가격이 하향 평준화되면서 소형아파트와 중대형 아파트 사이의 가격 폭이 점점 줄어들자 ‘갈아타기’를 시도하는 수요자들의 발길이 바빠지고 있다.
실수요자들이 넓은 평수와 인기 유망지역으로 옮겨 타기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투자용 주택 갈아타기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산이 불어남에 따라 주택 규모를 늘리려는 대체수요도 있지만 경기 침체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대형 아파트 인기가 한풀 꺾인 데 반해 중소형아파트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어 집을 넓히기에 적기라고 생각하는 탓이다.
주택 갈아타기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살고 있는 주택 규모보다 넓은 평수로 늘려 가는 것이고 둘째는 살고 있는 지역보다 살기 좋고 쾌적한 인기지역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투자자의 형편에 맞는 자금조달 능력에 따라 갈아타기 타이밍을 잡되 경기가 회복돼 중대형 아파트가 제자리를 찾기 전에 재빨리 옮겨 타기 전략을 짜두는 게 바람직하다.
‘갈아타기’ 재테크가 손쉬운 듯이 보이지만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하지 않으면 헛수고가 될 가능성도 높다. 또 자칫 급한 마음에 집을 덜컥 샀다가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곤욕을 치르거나 미리 기존 주택을 헐값에 매도해 손해를 입기도 한다. 한 번 갈아탄 뒤에는 다시 되돌리기 쉽지 않으므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자금계획을 세우고 갈아 탈 아파트를 미리 물색해둬야 한다.
유주택자는 교체 투자하기에 적당한 시기다. 멀리 보면 집값 상승기보다 하락기가 평형(면적)과 지역 갈아타기에 좋은 기회이다. 부동산가격 상승기에는 투자자들이 시장을 주도하지만 침체기에는 실수요자들이 경쟁력이 있어 유리하다. 요즘 중대형 아파트 가격은 보합세거나 떨어지는데 반해 소형 아파트 가격이 부쩍 올라 시세 폭이 좁아진 덕분이다.
아파트 크기별 가격차가 줄어 갈아타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최근 1년간 자금 부담이 덜한 소형(전용 60㎡ 이하)이 대형(135㎡ 초과) 아파트보다 2배 이상 가격이 오른 반면 중소형과 중대형 아파트의 가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는 추세다. 적은 평수에서 큰 평수로 한 단계 높이는 데 드는 비용이 모두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들어 최근 집값이 급등한 소형에서 중대형으로의 갈아타기에 유리한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2~3년 전 서울의 전용 60㎡ 소형 아파트의 평균가는 3억 원 선, 85㎡ 중소형은 5억 원 정도여서 중소형 아파트로 갈아타려면 약 2억 원 정도의 추가금액이 들었으나 요즘은 소형 아파트 평균가가 3억6000만 원, 중소형 아파트는 변동이 없어 넓은 집 교체비용은 1억4000만 원 정도로 예전에 비해 약 6000여만 가량 차이가 줄었다. 중소형(85㎡)에서 중대형(102㎡)으로 옮기는 비용도 4000여 만 원 정도 감소했다.
‘지역 갈아타기’도 ‘평형 갈아타기’ 못지않게 중요하다. ‘지역 갈아타기’를 할 경우에는 2단계나 3단계 전략을 짜는 것이 좋다. 수도권 외곽에 사는 사람이라면 1단계로 신도시나 서울에 진입한 다음 2단계로 강남3구 등으로 단계적으로 이동하는 게 유리하다. ‘지역 갈아타기’는 비수도권→수도권→서울이나, 수도권→신도시→서울로 진입해야만 갈아타기 재테크가 가능하다.
현재 서울 강북권이나 수도권 인근에서 중소형 주택에 살고 있다면 서울 은평구·서대문구에 있는 주택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들 지역은 교통과 주변 개발계획 등 호재가 많아 지역 갈아타기 할 때 유리하다. 강북이나 신도시에 살면서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계층은 송파구·강동구·광진구 일대 한강변 일대로 옮기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 집값은 오르는 지역을 중심으로 오르기 때문에 집값 격차는 날이 갈수록 커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집값이 꾸준히 오를 지역으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
서울에서 살기 좋은 곳들은 전통적인 부촌(富村)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주거의 질에서 종합순위는 압구정-평창-상계-이촌-개포-서초 등의 순서를 기록했다. 주택가격 순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지만 대체로 아파트 비중이 높은 곳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강남구-송파구-서초구-강동구-양천구 순으로 주민의 주거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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