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왕 경기' 뒷이야기 밝힌 손흥민 "모두가 도와줘 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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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보려고 월드컵 가는 것 아냐"…우루과이·가나 경계
"난 월드클래스 아냐…아직 더 올라갈 여지 있다는 뜻" "(루카스) 모라가 들어오면서 '득점왕 차지하게 해줄게'라고 하고, (스티븐) 베르흐바인도 들어오며 '한 골 더 넣게 해줄게'라고 하더라. 정말 고맙고 기뻤다. "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30)이 4일 홍대입구역 인근 아디다스 브랜드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인터뷰에서 리그 득점왕에 올랐던 마지막 리그 경기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손흥민은 2021-2022시즌 EPL에서 23골을 터트려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와 공동 득점왕을 차지했다.
최종 38라운드인 노리치시티와 원정경기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득점왕 경쟁에서 앞서가던 살라흐를 따라잡은 것인 만큼 더 극적이고 값진 수상이었다. 해당 경기를 되돌아본 손흥민은 "정말 행복했던 순간"이라며 "득점왕을 차지해서 좋았던 부분도 있지만, 친구(팀 동료)들이 남의 일인데 자기 일처럼 챙겨주고 좋아하는 걸 보고 더 기뻤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사실 전반부터 2-0으로 리드할 때 정신적으로 흔들렸다.
(골을 넣을) 기회는 안 오고 혼자 조급했다"며 "그런데 교체로 들어오는 선수들마다 '득점왕으로 만들어줄게'라고 한마디씩 하더라"라고 되돌아봤다. 이어 "(안토니오 콘테) 감독님도 본래 개인 수상을 챙겨주시는 분이 아니라 그날 경기에서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이 가장 큰 목표니까 경기 끝까지 실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며 "그러시면서도 쏘니가 득점왕을 할 수 있게 도와주면 좋겠다는 말씀도 덧붙이셨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에릭) 다이어는 한 달 전부터 (내가) 골을 넣을 때마다 멀리서 뛰어와서는 '골든 부츠(득점왕 트로피)는 네 것이야'라고 했다"며 "초반에는 (살라흐와) 차이가 많이 나서 '무슨 말이냐'고 대응했지만, 점점 간극이 줄어드니까 동료들도 설렌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날 미디어 인터뷰는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손흥민의 아시아 선수 최초 EPL 득점왕 등극을 축하하고 오는 11월 예정된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선전을 기원하는 차원에서 기획한 것이다. 손흥민은 상반기가 지난 올해를 돌이키며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됐을 때와 소속팀에서 시즌을 원하는 방향으로 마쳤을 때 가장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이 둘보다 행복한 순간이 월드컵 기간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손흥민은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100경기 이상 출전을 뜻하는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지난달 6일 칠레와 평가전을 언급하며 "100경기 이상 출전이 너무 큰 업적이라 어릴 때는 생각도 못 했다"며 "내 롤모델인 (박)지성이형과 함께 운동장을 누빌 수 있었던 A매치 첫 경기 시리아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꼽았다.
2010년 18세 나이로 태극마크를 단 손흥민은 그해 12월 시리아와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월드컵 무대에서 세계적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속한 포르투갈과 맞대결하는 소감을 묻는 말에는 "호날두를 보기 위해 월드컵에 가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 팀의 최대치를 뽑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포르투갈이든, 가나든, 우루과이든 다 어려운 상대라서 걱정이 많이 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아버지 손웅정씨가 자신을 향해 '월드클래스급 선수가 아니다'라고 평가한 데 대해서는 "아버지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만큼 덧붙일 말이 없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진짜 월드클래스 선수라면 '월드클래스 선수인지' 논쟁 자체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논쟁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올라갈 공간이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손흥민은 기량 발전에의 포부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집에 와서도 TV는 대부분 축구 경기를 틀어놓는다.
그중에서도 대부분에 제 경기"라며 "볼 때마다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어떤 결정을 내렸어야 했는지 아쉬움이 남아 이미지트레이닝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 시즌 발전하는 모습을 팬분들께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이 2022-2023시즌을 앞두고 한국에서 프리시즌 투어에 나서는 일을 두고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토트넘은 13일 오후 8시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와 맞붙고, 16일 오후 8시에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세비야(스페인)와 친선 경기를 치른다. 그는 "너무 설렌다.
한국 팬들에게 대표팀의 손흥민이 아닌 토트넘의 손흥민을 보여드릴 기회라 특별하다"며 "정말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도 "친구(동료)들이 오해하고 있다.
내가 (한국에서) 대단한 사람인 줄 알고 맛있는 식당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데 데려가라고 하는 데 걱정이 된다"고 웃었다.
손흥민은 "(동료들이) 메뉴도 안 정해주고 무작정 맛있는 곳으로 데려가라고 하는 데 한두 명도 아니고 50∼60명이 되는 인원을 다 만족시킬 수 있을까 그게 제일 큰 걱정과 부담"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어 "한국에 왔으니 계산은 내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손흥민은 대표팀 주장으로서 함께 월드컵에 출전하는 젊은 선수들에게 조언도 건넸다.
그는 "월드컵 무대라고 너무 힘이 들어가지 않으면 좋겠다.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힘이 많이 들어갔다"며 "우리 형들이 한 것처럼, 우리도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나오자고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난 월드클래스 아냐…아직 더 올라갈 여지 있다는 뜻" "(루카스) 모라가 들어오면서 '득점왕 차지하게 해줄게'라고 하고, (스티븐) 베르흐바인도 들어오며 '한 골 더 넣게 해줄게'라고 하더라. 정말 고맙고 기뻤다. "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30)이 4일 홍대입구역 인근 아디다스 브랜드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인터뷰에서 리그 득점왕에 올랐던 마지막 리그 경기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손흥민은 2021-2022시즌 EPL에서 23골을 터트려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와 공동 득점왕을 차지했다.
최종 38라운드인 노리치시티와 원정경기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득점왕 경쟁에서 앞서가던 살라흐를 따라잡은 것인 만큼 더 극적이고 값진 수상이었다. 해당 경기를 되돌아본 손흥민은 "정말 행복했던 순간"이라며 "득점왕을 차지해서 좋았던 부분도 있지만, 친구(팀 동료)들이 남의 일인데 자기 일처럼 챙겨주고 좋아하는 걸 보고 더 기뻤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사실 전반부터 2-0으로 리드할 때 정신적으로 흔들렸다.
(골을 넣을) 기회는 안 오고 혼자 조급했다"며 "그런데 교체로 들어오는 선수들마다 '득점왕으로 만들어줄게'라고 한마디씩 하더라"라고 되돌아봤다. 이어 "(안토니오 콘테) 감독님도 본래 개인 수상을 챙겨주시는 분이 아니라 그날 경기에서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이 가장 큰 목표니까 경기 끝까지 실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며 "그러시면서도 쏘니가 득점왕을 할 수 있게 도와주면 좋겠다는 말씀도 덧붙이셨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에릭) 다이어는 한 달 전부터 (내가) 골을 넣을 때마다 멀리서 뛰어와서는 '골든 부츠(득점왕 트로피)는 네 것이야'라고 했다"며 "초반에는 (살라흐와) 차이가 많이 나서 '무슨 말이냐'고 대응했지만, 점점 간극이 줄어드니까 동료들도 설렌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날 미디어 인터뷰는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손흥민의 아시아 선수 최초 EPL 득점왕 등극을 축하하고 오는 11월 예정된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선전을 기원하는 차원에서 기획한 것이다. 손흥민은 상반기가 지난 올해를 돌이키며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됐을 때와 소속팀에서 시즌을 원하는 방향으로 마쳤을 때 가장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이 둘보다 행복한 순간이 월드컵 기간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손흥민은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100경기 이상 출전을 뜻하는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지난달 6일 칠레와 평가전을 언급하며 "100경기 이상 출전이 너무 큰 업적이라 어릴 때는 생각도 못 했다"며 "내 롤모델인 (박)지성이형과 함께 운동장을 누빌 수 있었던 A매치 첫 경기 시리아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꼽았다.
2010년 18세 나이로 태극마크를 단 손흥민은 그해 12월 시리아와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월드컵 무대에서 세계적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속한 포르투갈과 맞대결하는 소감을 묻는 말에는 "호날두를 보기 위해 월드컵에 가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 팀의 최대치를 뽑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포르투갈이든, 가나든, 우루과이든 다 어려운 상대라서 걱정이 많이 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아버지 손웅정씨가 자신을 향해 '월드클래스급 선수가 아니다'라고 평가한 데 대해서는 "아버지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만큼 덧붙일 말이 없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진짜 월드클래스 선수라면 '월드클래스 선수인지' 논쟁 자체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논쟁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올라갈 공간이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손흥민은 기량 발전에의 포부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집에 와서도 TV는 대부분 축구 경기를 틀어놓는다.
그중에서도 대부분에 제 경기"라며 "볼 때마다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어떤 결정을 내렸어야 했는지 아쉬움이 남아 이미지트레이닝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 시즌 발전하는 모습을 팬분들께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이 2022-2023시즌을 앞두고 한국에서 프리시즌 투어에 나서는 일을 두고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토트넘은 13일 오후 8시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와 맞붙고, 16일 오후 8시에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세비야(스페인)와 친선 경기를 치른다. 그는 "너무 설렌다.
한국 팬들에게 대표팀의 손흥민이 아닌 토트넘의 손흥민을 보여드릴 기회라 특별하다"며 "정말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도 "친구(동료)들이 오해하고 있다.
내가 (한국에서) 대단한 사람인 줄 알고 맛있는 식당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데 데려가라고 하는 데 걱정이 된다"고 웃었다.
손흥민은 "(동료들이) 메뉴도 안 정해주고 무작정 맛있는 곳으로 데려가라고 하는 데 한두 명도 아니고 50∼60명이 되는 인원을 다 만족시킬 수 있을까 그게 제일 큰 걱정과 부담"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어 "한국에 왔으니 계산은 내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손흥민은 대표팀 주장으로서 함께 월드컵에 출전하는 젊은 선수들에게 조언도 건넸다.
그는 "월드컵 무대라고 너무 힘이 들어가지 않으면 좋겠다.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힘이 많이 들어갔다"며 "우리 형들이 한 것처럼, 우리도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나오자고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