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아버지 시신 보관한 아들…"장례 치를 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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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A 씨, 숨진 아버지 시신 냉장고 보관숨진 아버지의 시신을 자신이 살던 원룸 냉장고에 보관해온 20대 A 씨가 구속돼 조사받고 있다.
원룸 관리인, 시신 발견하고 신고
경찰, 국과수에 부검 의뢰
5일 서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A 씨의 이사를 도와주던 원룸 관리인이 냉장고를 열었다가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은 A 씨가 살던 집 냉장고에서 A 씨 60대 아버지의 시신을 확인했다.
시신은 칸막이를 모두 떼어낸 냉장고 안에 앉은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치매와 당뇨로 건강이 나빠진 아버지의 병원 치료는 물론 약 처방도 해주지 않는 등 학대를 해온 정황도 드러났다.또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일거리가 없어 생활고에 시달리자 아버지의 병환을 돌보지 않았고 식사도 챙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아들의 학대는 한 달 넘게 이어졌으며 결국 아버지가 숨지자 몇 달간 시신을 냉장고에 방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A 씨는 아버지가 사망한 뒤에도 장례를 치를 돈이 없다는 이유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한편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다. 또 A씨를 상대로 고의성 여부 등 아버지 사망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