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G20서 독일·스페인·UAE·인도와 회담…경제협력 등 논의(종합)

독일과 외교·산업 '2+2 회의' 신설 거론…UAE, 한·GCC FTA에 의지
박 장관, 인도에 '글로벌 중추국가' 실현 전략적 소통 확대 제안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은 8일 독일과 스페인, 아랍에미리트(UAE), 인도 등과 연쇄 외교장관 회담을 했다. 박 장관은 이날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과 취임 후 첫 대면 회담을 하고 경제안보와 공급망 문제,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은 독일과 한국이 각각 유럽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제조업 강국이자 보편적 가치, 역사적 유사성을 공유하는 국가로서 새로운 경제안보 과제 대응에 최적의 파트너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독일은 한국의 유럽 내 최대 교역국이다. 양측은 기후변화 대응, 인도태평양지역 내 협력, 경제안보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위급 협의 채널을 활성화하고 긴밀히 소통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이와 관련해 회담에서는 한국과 독일 간에 '2+2' 형태의 외교·산업 장관급 회의 설치를 검토하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장관은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민주주의 가치 규범 질서를 수호하는 국제사회의 연대를 보여줬다고도 평가했다. 아울러 북한이 대화와 외교의 길로 복귀할 수 있도록 북핵 문제와 관련한 긴밀한 소통을 이어 나가자는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박 장관은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교장관과도 첫 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동아시아에서도 유사한 국제법과 유엔헌장 위반 사태가 벌어진다면 동아시아는 동유럽보다 더 취약한 지역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갖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양국 협력과 관련해 스페인 측은 한국과 함께 건설 분야에서 제3국 시장 공동 진출을 계속하고, 관광분야 교류도 적극적으로 재개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박 장관은 조만간 양국간 직항 노선이 재개되고 코로나19 이전 활발한 수준으로 교류가 회복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이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스페인의 지지를 요청하자 스페인 측은 상당히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자신들도 국제사회 진출에 한국의 도움을 받고 싶다는 '교차지지'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외교장관과 회담에서는 외교장관 특별전략대화 등 고위급 협의체 개최를 포함해 활발한 교류와 소통을 이어가자고 했다.

압둘라 장관은 한국과 걸프협력회의(GCC) 간 자유무역협정(FTA)과 양자 협정 등을 통해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압둘라 장관은 과거 자국이 인도와 FTA 체결 결심을 국가 차원에서 내린 뒤 88일 만에 서명한 사례를 거론하면서 "한국과 못할 것이 뭔가"라며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두 장관은 원자력 발전 등 에너지, 건설 및 인프라, 국방·방산 등 양국 협력이 여러 국가에 모범이 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수소, 재생에너지, 우주 등 신성장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박 장관은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과도 이날 회담을 진행했다.

양국 외교장관은 최상의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과 인도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의 내실 있는 발전을 위해 앞으로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가자는데 뜻을 같이했다.
박 장관은 인태지역 내 자유,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한국 정부의 외교 정책 기조인 '글로벌 중추국가' 실현에 있어 인도와 전략적 소통을 확대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그는 내년이 우리나라와 인도의 외교관계 수립 50주년임을 말하며 이번 계기를 통해 양국 간 국방, 방산, 우주 분야 등 다방면에 걸친 교류와 협력이 한층 더 확대·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외교적 해결에 있어 2021∼2022년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을 수임 중인 인도의 역할을 평가하고 이와 관련한 지속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