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HER2 유방암'에 면역항암제 복합치료 효과"

삼성서울병원(박연희, 김지연)·서울아산병원(정경해)·길병원(안희경) 공동 연구팀은 잦은 재발과 전이가 특징인 'HER2'(인간표피성장인자 수용체2) 양성 유방암에 효과적인 새 항암 치료법을 찾았다고 11일 밝혔다.

HER2 양성 유방암은 암세포의 성장 촉진 신호를 전달하는 HER2 수용체가 과발현했을 때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전체 유방암의 약 20%를 차지하는데, 다른 유방암 대비 항암제가 잘 듣지 않고 재발과 전이도 많은 편이다.

지금까지 HER2 양성 유방암에 대한 항암 표준 치료법은 세포독성항암제(도세탁셀, 카보플라틴)와 표적항암제(트라스트주맙, 퍼주투맙)를 섞은 'TCHP 선행항암요법'으로, 암이 사라지는 '완전 관해율'이 50∼60%가량이다.

하지만 이 요법은 효과가 커지는 만큼 세포독성항암제가 부르는 심한 설사와 패혈증 등의 부작용이 심해지는 게 문제였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 치료법에서 세포독성항암제 중 하나인 카보플라틴을 빼고 그 자리에 면역항암제인 아테졸리주맙을 추가했다.

면역항암제는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개념의 약물이다.

연구팀은 국내 6개 의료기관에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67명에게 새 치료법을 적용하고, 반응을 관찰했다. 외과적 수술 후에는 도세탁셀마저 빼고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로만 최대 14차례까지 항암치료를 추가로 진행했다.

이 결과 환자의 61%에서 암이 완전히 사라져 치료율은 기존과 비슷하면서도,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수준으로 평가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박연희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난치성 암인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 기존 치료 효과는 유지하면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새롭게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면서 "다만 앞으로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임상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사협회(JAMA)가 발행하는 암 전문 학술지 'JAMA Onc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