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욕설하자 격분…둔기 살해한 50대 동생, 항소심도 10년형

술에 취한 형이 욕설하자 이를 참지 못하고 둔기로 살해한 동생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백강진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54)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25일 오후 8시 20분께 정읍시 자택에서 술에 취한 형의 머리를 둔기로 여러 차례 내려쳐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형은 이틀 뒤 사망했다.

조사 결과, 예전부터 형이 만취해 어머니에게 행패를 부리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A씨는 범행 당일에도 형이 같은 행위를 반복하면서 자신에게 욕을 하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오랜 기간 정신 질환을 앓아 사고 장애와 지각 장애가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자신의 형을 잔혹하기 이를 데 없는 방법으로 살해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런 점에서 유족은 감내하기 어려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스스로 119에 신고한 점,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던 점, 피해자의 아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참작한 원심의 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