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국 정상 만난 바이든 "미국은 중동 떠나지 않을 것"

역내 영향력 회복 의지 재차 강조…"중동 식량 안보 지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걸프 국가 정상들을 만나 중동 내 미국의 영향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 참석해 "나는 이 부분을 분명히 하고 싶다.

미국은 중동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중동에 생긴 공백을 중국, 러시아 혹은 이란이 채우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적극적이고 원칙 있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지역(중동) 내 기반을 강화해 나갈 의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이스라엘에서 한 기자회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의 공백을 중국과 러시아가 채우게 한 것은 실수였다면서, 중동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회복하는 것이 이번 방문의 핵심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GCC 정상회의는 기존 6개 회원국(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쿠웨이트)에 더해 이집트, 이라크, 요르단 등이 참여했다.
GCC 확대 회의와는 별개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정상과 회담하고 식량 안보·에너지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미국 고위 관리는 언론을 통해 미국이 중동·북아프리카 식량 안보를 위해 10억 달러(약 1조3천200억원) 상당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GCC 정상회의에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 대신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참석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현재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서방 주도의 친환경 정책 탓으로 돌렸다.

그는 회의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려는 비현실적인 에너지 정책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일으킨다"며 "이는 실업률을 높이고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