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살아있는 전설' 푸홀스·카브레라 "WBC는 후배들에게 양보"

은퇴를 앞둔 앨버트 푸홀스(4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미겔 카브레라(39·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내년 3월에 열리는 세계 야구 최강국 결정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매체인 ESPN은 20일(한국시간) "푸홀스와 카브레라가 WBC에 선수로는 경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푸홀스는 이날 올스타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는 엄청난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며 "나는 발전해야 할 젊은 선수 중 한 명을 대신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카브레라도 "나는 더 나은 활약을 할 수 있는 젊은 선수의 자리를 차지하고 싶지 않다"며 WBC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푸홀스와 내년 시즌을 마친 뒤 유니폼을 벗는 카브레라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푸홀스는 가장 최근 경기인 17일 기준으로 MLB 통산 홈런 5위(685개), 안타 10위(3천333개), 타점 3위(2천170점)를 기록 중이다.

올해 MLB 역대 통산 7번째로 3천 안타-500홈런 클럽에 가입한 카브레라 역시 MLB를 대표하는 타자다.

두 선수는 MLB의 전설적인 타자 행크 에런과 함께 MLB 통산 3천 안타-500홈런-600 2루타를 달성한 3명의 선수에도 이름을 올렸다.
대신 푸홀스와 카브레라는 지도자로 WBC에 합류할 의사는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SPN은 "두 선수가 모두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 WBC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푸홀스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와 카브레라는 MLB에 진출하거나 조국에서 야구를 하는 라틴계 선수들에게 물려 줄 많은 지혜를 가지고 있다"며 후진 양성에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들과 달리 한창 전성기를 구가 중인 MLB 특급 스타 선수들은 속속 WBC 출전 의사를 밝히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소속인 마이크 트라우트와 오타니 쇼헤이는 19일 각각 미국과 일본 대표팀 소속으로 WBC에 출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강타자 프레디 프리먼도 같은 날 부모님의 고향인 캐나다 대표팀 소속으로 WBC에 출전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