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세제] 법인세 인하에 與 "국제적 추세" 野 "부자 감세"…험로 예상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세 폐지도 팽팽…'여소야대' 국회서 원안 통과 미지수
1주택자 등 실수요자 세 부담엔 여야 공감대
윤석열 정부가 21일 소득세 과표 및 종합부동산세 기본 공제 상향, 법인세 인하 등을 골자로 하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국회 처리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세제 개편안에서 여야 간 쟁점으로 예상되는 부분은 법인세 인하와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제도 폐지 등이다.

먼저 법인세와 관련해서는 현행 4단계 구간을 2·3단계로 단순화하고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는 방안이 이번 발표에 담겼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기업 투자 활성화 등을 이유로 법인세 인하에 찬성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부자 감세'를 지적하며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기업의 활발한 투자를 위해 과감한 세제개편이 필요하다"며 "법인세 인상은 소탐대실"이라고 강조했다.

권 대행은 "법인세 인하는 이미 국제적 추세"라면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는 법인세 인하 경쟁 중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법인세율도 22.5%까지 지속적으로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법인세 과표 구간 단순화 및 최고세율 인하를 비롯해 상속세 '유산취득과세형' 전환 및 공제 한도 상향 등을 거론하며 기업에 대한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투자나 고용을 늘리기 위한 별도의 장치 없이 세금만 깎아주는 것은 '재벌 감세'에 불과하다는 논리로 반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첫해인 2017년 법인세율을 인상한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부자 감세 정책을 쓸 경우 복지 혜택이 줄어들면서 결과적으로는 사실상 서민들을 대상으로 증세 효과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2년 유예, 상장주식 양도소득세를 납부하는 대주주 기준 100억원으로 상향 역시 '부자·자산가 감세' 측면이 있어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서도 이번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중과세율 체계의 전면 폐기를 추진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를 '종합부동산세 형해화'로 규정하고 반대하고 있어 향후 충돌이 예상된다.

이처럼 쟁점 사안을 놓고 여야 입장이 충돌하고 있어 세제 개편안이 국회로 넘어와 여야가 법안을 심의하는 과정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은 모두 세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데, 야당인 민주당이 원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안이 그대로 통과될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아직 21대 국회 원(原) 구성이 이뤄지지 않아 세제 개편안을 심사할 상임위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각종 세법을 다루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경우 위원장이 국민의힘 몫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1주택자 등 실수요자에 대한 세 부담 경감 등에 대해선 여야가 큰 이견 없이 공감대를 형성한 상황이다.

권 대행은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집값이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1주택 실소유자에게 과중한 세금을 물리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며 "1세대 1주택 실수요자의 보유세 부담이 부동산 가격급등 이전 수준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보유세제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종부세 기본공제액 상향 등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이전에 종부세를 완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잇달아 발의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