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7일 "통합은 가치의 공유를 전제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끼리 싸우지 않고 평화와 공존을 유지하는 것을 통합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통합위 출범식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인권·법치·연대라는 보편적 가치가 통합의 밑거름"이라며 "저는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끼리 평화롭게 지내면서도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우리 국민 모두에게 더 확산하고 공유되도록 함께 노력해 진정한 통합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일련의 충돌을 감내하더라도, 자유·인권·법치·연대라는 가치를 진정으로 공유하는 국민 통합을 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저와 정부는 우리 사회의 새로운 도약을 강조하고 있다"며 "단순한 경제 성장이 아닌, 고질적인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준비, 계층이동 사다리를 통해 우리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확신을 공유하고 해묵은 갈등을 풀어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통합위는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와 위원 24명으로 구성된 대통령 1호 직속위로, 국민통합을 위한 정책과 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윤 대통령은 위원들에게 "국민통합은 국정 수행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고 우리가 직면한 복합위기 극복에도 매우 중요하다"며 "국민통합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지만, 이를 책임 있게 실현해야 하는 몫은 새 정부에 있다"고 독려했다. 김 위원장은 "전임 대통령도 비슷한 이름의 위원회를 뒀는데 그 성과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그만큼 국민통합이 매우 어려운 일인 것임은 분명하다"면서 "거창한 담론에 머물 것이 아니라 사회 곳곳의 갈등과 분열을 직시하며 극복할 실용적 해법을 구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 기자 브리핑에서도 국민대통합위원회(박근혜 정부), 사회통합위원회(이명박 정부) 등 유사한 역할을 했던 대통령 직속위를 거론하며 "딱히 성과라고 내세울 만한 것을 찾지 못했다"며 "국민대통합위는 5년간 10번 모였다. 그런 정도 횟수로는 어떤 결과물을 도출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요구는 거대 담론에 빠지거나 학문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작은 갈등이나 분열에 대한 해법이라도 제시하라는 것"이라며 "그런 성과를 쌓아가며 국민 통합에 크게 기여할 위원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년에 한번도 열리지 않는 그런 다른 정부위원회와는 확실히 다른 위원회가 돼야겠다"며 "작은 성과부터 시작해 성과를 모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