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갔다가 감염돼 입국하는 사례 급증…아시아국가 최다

신규확진 10만285명 중 해외유입 532명…내국인이 72% 차지
2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석달 만에 10만명대를 기록한 가운데 해외유입 사례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해외여행 제한이 풀리면서 여름 휴가철을 맞아 외국에 나갔다가 감염돼 돌아오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10만285명 중 해외유입 사례는 532명으로, 2020년 1월 20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이래로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종전 해외유입 최다 기록은 지난 20일(427명)이었는데, 이보다도 105명 많다. 해외유입 사례는 입국 규제가 6월 초 완화된 이후 같은달 24일부터 한달 넘게 세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날마다 약간의 증감을 보이다가 이날은 전날(353명)보다 179명 급증했다.
해외유입 확진자 532명 중 내국인은 383명(72%), 외국인은 149명으로, 내국인이 외국인의 2배를 넘었다. 유입 국가로 보면 532명 중 334명(62.8%)이 중국 외 아시아에서 입국했고, 유럽 99명, 미주 74명, 오세아니아 20명, 중국 1명 등으로 아시아권이 압도적으로 많다.

최근 방콕, 하와이, 괌, 사이판, 유럽 일부 국가 등 코로나19로 인한 제한이 완화된 나라들로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가운데 감염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년여 만에 재개된 대형 콘서트, 각종 축제 등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나 일상 회복에 따라 미뤘던 출장·사업차 해외를 드나드는 사람들도 많다. 또 지난 6월 8일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력과 상관없이 모든 입국자에 대한 격리의무가 폐지된데다 입국 전후 검사 의무도 이전보다 한층 완화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더 많아졌다.
이에 따라 최근 해외유입 확진자 규모가 계속 늘고는 있지만 전체 일일 확진자 수에 비해 비중 자체가 크진 않아 큰 위협은 아니라는 게 방역당국이나 의료계의 대체적 분석이다.

그러나 재유행 국면에서 잠복기와 신규 변이 확산 등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해외유입 확진자에 대한 관리 강화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된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세인 일명 '켄타우로스'(BA.2.75) 변이 확진 사례가 국내에서도 누적 4명이 확인됐다.

이 BA.2.75의 잠복기가 다른 변이들보다 더 길 수 있어 방역당국도 주의 깊게 추이를 관찰하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입국자 PCR 검사를 1일 이내로 최근 다시 강화했지만 입국 당시 잠복기인 경우를 걸러내기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며 "3∼4일 등 중간 시점에 신속항원검사를 한번 더 하도록 하는 의무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강제 격리 부활이나 추가 검사 강화에 대해서는 불편함 가중을 이유로 반대 여론이 큰 데다, 전 세계적으로도 입국자에 대한 제한·규제는 아직 늘리지 않고 있는 추세다. 오히려 여행·숙박업계에서는 해외입국 관련 조치를 지금보다 더욱 완화해 입국 전후 PCR 검사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