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끊는 러에 탈원전 독일 유턴?…"원전 가동 연장·재개 가능"

안전 검사기관 "가동중단했거나 중단예정 6곳 모두 3년 연장할 수 있다"
집권 연정 소속 주요 각료들도 가동 연장 시사

러시아가 유럽행 가스관을 더욱 틀어 잠근 가운데, 올해 연말까지 탈원전하기로 했던 독일이 원전으로 유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독일의 대표적 독립 검사 기관인 기술검사협회 회장은 27일(현지시간) 독일내 현재 가동중인 원전의 가동 연장은 물론 지난해 가동을 중단한 원전의 가동 재개가 가능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요아힘 뷜러 독일 기술검사협회 회장은 이날 일간 빌트에 "지난 2021년 가동을 중단한 원전 3곳의 가동을 재개하는 것은 가능하고 위험하지 않다"고 진단하면서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안전하고 기술적으로 최상의 원전으로, 우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원전 재가동에 드는 시간은 수년이 아닌 수개월이나 수주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원전 재가동이 얼마나 빨리 이뤄질 수 있을지는 정치적 의지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가동을 중단한 원전 3곳과 올해 가동중단이 예정된 원전 3곳의 가동 기간을 3년간 연장하는 방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독일에서는 원전 6곳이 2026년까지 전력생산에 활용될 수 있는 셈이다.

앞서 독일 기술검사 협회는 올해 말 가동 중단이 예고된 원전 중 한 곳의 원자로 가동 연장이 가능하다는 감정서를 내놓은 바 있다. 이 원전을 포함한 원전 3곳은 올해 연말까지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당초 올해 연말까지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던 독일 내에서 원전 가동 연장 내지 재가동에 관한 논의가 달아오르고 있는 배경에는 러시아의 가스공급 축소가 있다.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최근 장비 점검을 이유로 독일 등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가장 중요한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유럽행 가스공급을 11일부터 열흘간 끊었다가 21일 평소 공급량의 40% 수준으로 재개했고, 이후 나흘만인 이날 다시 절반 수준인 20%로 줄였다.
독일 내에서 천연가스는 난방에 주로 사용된다.

이에 더해 전력생산의 10%는 가스를 통한 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 가동을 연장하거나 재개해 전력생산에 나설 경우 난방에 더 많은 가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독일 집권 신호등(사회민주당-빨강·자유민주당-노랑·녹색당-초록) 연립정부 내에서는 원전 가동 연장 내지 재가동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동 연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집권 사민당 소속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현재 진행 중인 전력생산 안전과 관련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독일 정부 대변인은 밝혔다.

녹색당 소속인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최근 RTL방송에 출연해 현재 가동 중인 원전 3곳의 가동을 올해 연말 이후로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특별 시나리오가 제안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자민당 대표인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력부족 사태가 와서는 안되기 때문에 원전 가동 연장 가능성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독일 기술검사협회 TUEV는 19세기 독일 내 압력용기 및 보일러에 대한 안전검사를 시작한 이래 약 140여년간 검사기관으로서 산업, 제품, 시스템 분야에서 안전과 관련된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