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개발 달 탐사선용 동위원소 전지, 우주에서 정상 작동

누리호 성능검증위성서 테스트 성공…미·러 이어 세 번째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달 탐사선용 동위원소 전지가 우주에서도 정상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원자력연은 지난 6월 21일 발사된 누리호 성능검증 위성 시험을 통해 동위원소 전지가 우주환경에서 정상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지와 안전성·신뢰성을 검증했다.

지난달 11일과 26일 진행된 두 차례 테스트에서 동위원소 전지의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동작했고, 전기출력도 목표한 120±50㎽에 도달했다.

이는 영하 170도까지 떨어지는 극저온 상태인 달 표면에서 이차전지 방전을 막고 전자기기를 보호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이다. 이번 실증 시험으로 연구원이 개발한 동위원소 전지는 우주 환경에서 검증한 이력을 뜻하는 '우주 헤리티지(heritage)'를 확보했다.
달은 태양전지를 작동할 수 없는 밤이 14일이고, 영하 170도까지 떨어진다.

이런 우주 환경에서 달 탐사선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은 소위 원자력 전지인 동위원소 전지가 유일한데, 외부 동력원 없이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온도·압력 등 외부 환경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40년 동안 충전·교체가 필요 없어 심해나 우주 같은 극한환경에서 사용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원은 앞으로 1년 6개월 동안 장기 시험을 통해 동위원소 전지의 우주방사선 환경 내구성 등을 검증할 계획이다.

홍진태 박사는 "우리 기술력으로 미국·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동위원소 전지를 개발해 우주 시험에 성공했다"며 "달 탐사선 탑재를 목표로 다양한 규격의 동위원소 전지를 개발하는 한편 화성·외행성 탐사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홍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120㎽급 동위원소 전지는 지름 8.5㎝, 높이 12.75㎝, 무게 750g의 원통형 구조에 방사성동위원소 열원·열전모듈·열제어 구조체로 구성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