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노사갈등 두달만 일단락…"신뢰 회복 과제"

6월 사모펀드 매각설→서명운동·기자회견→협의체 구성→추진중단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두고 이어진 카카오 안팎의 갈등이 18일 카카오 측의 매각 추진 중단 선언으로 일단락됐다. 지난 6월 중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불거진 지 두 달만이다.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이하 공동체 센터)는 이날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주 구성 변경 검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공동체 센터는 카카오모빌리티 노사 협의체와의 논의를 바탕으로 지분 매각 추진을 중단키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카카오에서 물적 분할된 회사다.

대리운전, 내비게이션, 주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T'를 주력 서비스로 삼고 있다.

최근 투자 유치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 가치는 약 8조5천억원으로 평가됐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57.5%를 보유한 1대 주주다.

그러나 카카오가 지난 6월 중순부터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및 경영권을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해 1대 주주에서 2대 주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 등이 나오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회사 측은 초기에는 매각설을 부인했으나,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6월 17일 임직원 간담회 올핸즈에서 매각 논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카카오모빌리티 직원은 물론 카카오 노조인 '크루 유니언'(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과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등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크루 유니언은 그달 24일 카카오 계열사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매각 반대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그달 27일 카카오 사측과 만나 매각설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잠시 서명운동을 중단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지난달 6일 재개했다.

크루 유니언은 7월 11일과 이달 10일에 두 차례 기자회견을 개최해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총력 저지했고, 대리운전노조도 지난달 25일 서울 도심에서 '플랫폼 노동기본권 보장 및 카카오 사회적 책임 이행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지원 사격에 나섰다.

김성수 카카오 CAC 센터장은 지난달 18일 카카오모빌리티 임직원과의 온라인 간담회에서 "카카오 입장에서 경영권을 놓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카카오모빌리티 성장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매각 추진 배경을 설명했으나 갈등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에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지난달 25일 모회사인 카카오에 매각 추진 유보를 요구했으며, 이달 1일 사내 근로자 대표와 경영진이 참여한 '모빌리티와 사회의 지속 성장을 위한 협의체'(이하 협의체)를 구성해 협의를 이어왔다.

이후 협의체에서 '모빌리티와 사회의 지속성장을 위한 방안'을 도출한 뒤 이달 16일 이를 임직원 간담회 올핸즈에서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7일까지도 갈등이 심화되는 모양새였다.

대리운전노조는 17일 오후 카카오·카카오모빌리티 본사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매각 의사를 철회할 때까지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18일 "협의체가 도출한 방향성을 존중해 그동안 검토했던 주주구성 변경 검토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갈등을 일단락했다.

카카오는 "앞으로 공동체 센터와 카카오모빌리티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국민들의 이동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성장과 혁신을 함께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서승욱 '크루 유니언' 지회장은 이날 "매각 철회 결정을 환영한다.

카카오 공동체(계열사) 직원의 적극적인 참여로 끌어낸 성과"라며 "모빌리티와 사회의 지속성장을 위한 방향이 매각이 아닌 것으로 결정되었기에 이후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이해관계자들의 대화기구가 지속해서 운영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대 카카오모빌리티 분회 스태프는 "매각 철회 이후에도 남은 과제들이 많다"면서 "가깝게는 모빌리티 임직원과 경영진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부터 크루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하고, 정당하게 평가받으며, 합당한 보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근무 및 노동환경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