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소쿠리투표' 감사원 자료요청 거부…"감찰대상 아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3·9 대통령선거 당시 코로나19 확진자 사전투표 관리 부실로 불거졌던 '소쿠리 투표' 논란에 대한 감사원의 자료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1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난 12일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구이기 때문에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내용의 문서를 감사원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재무감사는 받아왔지만, 선거사무에 대한 감사는 받은 적이 없다"며 "앞으로도 일반 예산과 행정 등에 대한 감사는 성실히 받을 것이지만 선거사무는 감찰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선관위와 감사원의 직무 감찰 범위를 둘러싼 이견은 헌법 제97조와 감사원법 제24조에 대한 다른 해석에서 비롯된 것이다.

선관위는 헌법 제97조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을 '행정기관 및 공무원'으로 보고 있어 헌법기관인 선관위를 감찰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감사원은 감사원법 제24조 3항에 열거된 '국회·법원 및 헌법재판소'를 제외한 헌법기관을 다룰 수 있다고 본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달 4일부터 중앙선관위에 감사관을 투입해 선거업무와 회계 관련 자료 수집을 진행하는 등 감사에 착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