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리며 고기 흡입·'후루룩' 면치기 NO…이젠 '소식시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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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시청률 보증수표로 불렸던 '먹방(먹는 방송)'에 시청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맛있게 잘 먹어야 사랑받는다는 기준을 초과하는 무리수 장면들이 최근 잇달아 논란이 되며 '먹방' 자체에 대한 반감까지 커지는 모양새다.
배우 성훈은 맛집을 찾아가 음식을 리뷰하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식사 예절에 어긋난 태도로 비난받았다. 그는 다른 출연진들과 함께 쓰는 집게로 고기를 집어 바로 자기 입에 넣는가 하면, 식사를 하던 중 땀이 흐르자 고개를 마구 흔들어 땀을 털어내기도 했다. 허겁지겁 게걸스럽게 식사에 몰두하는 모습도 지적받았다. 평소 대식가로 유명하긴 하지만, 프로그램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듯 많이 먹는 데에만 몰두한 게 불편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먹방'을 유행시킨 장본인으로 꼽히는 방송인 이영자는 면발을 끊지 않고 먹는 '면치기'를 했다가 비판받았다. 젓가락으로 집은 국수를 한 번에 다 먹지 않고 조용히 적당량씩 끊어 먹은 게스트를 향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는 "이렇게 먹어야지"라며 '후루룩' 소리를 권유했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언제부터 소리 내며 먹는 게 식사 예절이 된 거냐"며 "위생상으로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음식을 많이 먹는 것으로 대변되던 '먹방'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에는 음식의 양이 아닌, 자신만의 기준과 방식으로 먹는 다양한 스타일에 오히려 좋은 반응이 따르면서 '소식(小食)'이 주목받고 있다.코드 쿤스트는 면을 짧게 싹둑 끊어먹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고, 주우재는 음식을 맛없게, 적게 먹는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인기를 끌며 '소식좌'라는 별명을 얻었다.방송인 박소현 역시 "배부르다", "다 먹었다"는 말과 함께 작게 한 입 베어 문 과자와 도넛, 마치 새것 같은 치킨과 포장을 개봉하지도 않은 김밥이 보여지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져나가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또 다른 '소식좌' 가수 산다라박과 함께 유튜브 콘텐츠 '밥 맛 없는 언니들'도 선보이고 있다.
건강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과잉 섭취하는 기존의 '먹방' 공식을 무조건 쫓기보다는, 본인의 몸 상태에 맞춰 먹는 게 '잘 먹는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그 덕에 각광받게 된 게 소식 콘텐츠다. 다만 최근 흐름은 극단적인 소식도 섭식장애, 즉 거식증으로 이어지는 등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의견이 동시에 나오며 음식을 적게 먹는 것 자체에 매력을 느낀다기 보다는 올바른 식습관에 관심이 커진 것에 가깝다.
이런 가운데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녀에게 강조했던 6가지 식사 예절이 다시금 회자된다.정 부회장은 지난해 말 "3호, 4호(자녀)뿐만 아니라 우리가 모두 알아야 할 메시지"라는 글과 함께 '식사 예절'이라고 적힌 쪽지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먹을 때 소리 내서 먹지 말기', '입안의 음식 보이지 않게 먹기', '식사 가져다주실 때, 정리해 주실 때 감사하다고 말하기', '다리 떨지 않기', '어른들이 얘기할 때 끼어들지 않기', 말씀이 다 끝난 다음에 말하기' 등이 포함돼 있었다.
시청자들은 '먹방'이라는 이름으로 식사 예절을 깨고, 도리어 그게 정답인 듯 말하는 흐름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맨날 먹는 방송에다가 남이 먹는 방식에 먹을 줄 아느니 마느니 말하는 게 보기 좋지 않다", "무작정 많이 먹는 게 우리나라 식습관 예절인 것처럼 방송해선 안 된다", "아이들이 잘못 배울까 봐 걱정이다", "먹방이 너무 오랫동안 똑같은 흐름으로 소비된 탓"이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배우 성훈은 맛집을 찾아가 음식을 리뷰하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식사 예절에 어긋난 태도로 비난받았다. 그는 다른 출연진들과 함께 쓰는 집게로 고기를 집어 바로 자기 입에 넣는가 하면, 식사를 하던 중 땀이 흐르자 고개를 마구 흔들어 땀을 털어내기도 했다. 허겁지겁 게걸스럽게 식사에 몰두하는 모습도 지적받았다. 평소 대식가로 유명하긴 하지만, 프로그램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듯 많이 먹는 데에만 몰두한 게 불편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먹방'을 유행시킨 장본인으로 꼽히는 방송인 이영자는 면발을 끊지 않고 먹는 '면치기'를 했다가 비판받았다. 젓가락으로 집은 국수를 한 번에 다 먹지 않고 조용히 적당량씩 끊어 먹은 게스트를 향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는 "이렇게 먹어야지"라며 '후루룩' 소리를 권유했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언제부터 소리 내며 먹는 게 식사 예절이 된 거냐"며 "위생상으로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음식을 많이 먹는 것으로 대변되던 '먹방'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에는 음식의 양이 아닌, 자신만의 기준과 방식으로 먹는 다양한 스타일에 오히려 좋은 반응이 따르면서 '소식(小食)'이 주목받고 있다.코드 쿤스트는 면을 짧게 싹둑 끊어먹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고, 주우재는 음식을 맛없게, 적게 먹는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인기를 끌며 '소식좌'라는 별명을 얻었다.방송인 박소현 역시 "배부르다", "다 먹었다"는 말과 함께 작게 한 입 베어 문 과자와 도넛, 마치 새것 같은 치킨과 포장을 개봉하지도 않은 김밥이 보여지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져나가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또 다른 '소식좌' 가수 산다라박과 함께 유튜브 콘텐츠 '밥 맛 없는 언니들'도 선보이고 있다.
건강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과잉 섭취하는 기존의 '먹방' 공식을 무조건 쫓기보다는, 본인의 몸 상태에 맞춰 먹는 게 '잘 먹는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그 덕에 각광받게 된 게 소식 콘텐츠다. 다만 최근 흐름은 극단적인 소식도 섭식장애, 즉 거식증으로 이어지는 등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의견이 동시에 나오며 음식을 적게 먹는 것 자체에 매력을 느낀다기 보다는 올바른 식습관에 관심이 커진 것에 가깝다.
이런 가운데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녀에게 강조했던 6가지 식사 예절이 다시금 회자된다.정 부회장은 지난해 말 "3호, 4호(자녀)뿐만 아니라 우리가 모두 알아야 할 메시지"라는 글과 함께 '식사 예절'이라고 적힌 쪽지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먹을 때 소리 내서 먹지 말기', '입안의 음식 보이지 않게 먹기', '식사 가져다주실 때, 정리해 주실 때 감사하다고 말하기', '다리 떨지 않기', '어른들이 얘기할 때 끼어들지 않기', 말씀이 다 끝난 다음에 말하기' 등이 포함돼 있었다.
시청자들은 '먹방'이라는 이름으로 식사 예절을 깨고, 도리어 그게 정답인 듯 말하는 흐름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맨날 먹는 방송에다가 남이 먹는 방식에 먹을 줄 아느니 마느니 말하는 게 보기 좋지 않다", "무작정 많이 먹는 게 우리나라 식습관 예절인 것처럼 방송해선 안 된다", "아이들이 잘못 배울까 봐 걱정이다", "먹방이 너무 오랫동안 똑같은 흐름으로 소비된 탓"이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