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네번째 추기경 탄생…유흥식 추기경 오늘 서임식

한국시간 오후 11시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서 거행
정부·여야 대표단, 서임식 참석
유흥식 라자로(70)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이 한국인으로는 네 번째로 추기경의 상징인 빨간색 사제 각모(비레타)를 쓴다.유 추기경을 비롯한 신임 추기경 서임식이 27일 오후 4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11시)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례로 거행된다.

한국인 추기경은 선종한 김수환 스테파노(1922∼2009)·정진석 니콜라오(1931∼2021) 추기경, 염수정 안드레아(78) 추기경에 이어 유 추기경이 네 번째다.

이번 서임식에서 유 추기경을 비롯해 20명의 새 추기경이 서임 돼 전 세계 추기경은 226명으로 늘어난다.가톨릭교회 최고의 성직자인 추기경은 종신직이지만, 교황 선출권은 80세 미만 추기경에게만 주어진다.

교황 선출권을 지닌 추기경은 이번 서임식을 통해 132명이 된다.

대륙별로는 유럽이 53명으로 가장 많고, 아시아(21명), 아프리카(17명), 북아메리카(16명), 남아메리카(15명), 중앙아메리카(7명), 오세아니아(3명) 순이다.우리나라는 염수정·유흥식 추기경 2명이 향후 교황 선출회의(콘클라베)에 참여할 수 있다.

서임식의 하이라이트는 새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직접 빨간색 비레타와 추기경 반지를 받는 순간이다.서임 순서에 따라 새 추기경은 한 명씩 교황에게 나아가 그 앞에 무릎을 꿇고 빨간색 비레타와 추기경 반지를 받는다.

유 추기경은 아서 로시(영국) 추기경에 이어 두 번째로 호명될 것으로 예상된다.교황은 신임 추기경들에게 로마의 성당 하나씩을 명의 본당으로 지정하는 칙서도 전달한다.

새 추기경들이 각자 교황과 가벼운 포옹으로 인사를 나누고, 자리로 돌아와 회중석의 다른 추기경들과도 인사한 뒤 주님의 기도와 교황의 강복으로 서임식은 끝을 맺는다.

1951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유 추기경은 1979년 로마 유학 중 사제 서품을 받았고, 1983년 로마 라테라노대에서 교의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전가톨릭대 교수와 총장을 지냈으며 2003년 대전교구 부교구장 주교로 서품되고, 2005년 대전교구 교구장이 됐다.

지난해 6월에는 전 세계 사제·부제의 직무와 생활, 신학교 사제 양성 관련 업무를 관장하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에 임명돼 대주교로 승격했다.

한국 가톨릭교회 역사는 물론 교황청 역사상 한국인 성직자가 장관에 임명된 첫 사례였다.

교황청 장관은 관례상 추기경이 맡아왔기에 유 장관의 추기경 임명은 일찌감치 예견돼왔다.

이번 서임식에는 염수정 추기경이 추기경단 일원으로 참석한다.

이용훈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정순택 서울대교구장, 김종수 대전교구장 등과 함께 국내 가톨릭 신도 경축 순례단이 자리를 함께할 예정이다.정부 대표인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과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을 단장으로 한 국회 대표단도 현지에서 유 추기경의 서임을 축하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