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검찰, 중국 업체 창업자 기소…"투자심의 회피했다"

대만 검찰이 애플 협력업체인 중국 리쉰정밀(立訊精密·럭스셰어)의 창업자 등 3명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인민관계조례'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자유시보 등이 31일 보도했다.

리쉰정밀은 애플의 아이폰과 에어팟 등을 제조하는 중국 주문자상표 부착 생산(OEM) 업체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타이베이 지검은 전날 리쉰정밀이 대만 업체인 쉬안더(宣德·스피드테크)를 인수하면서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쉬안더는 고주파 통신부품인 RF커넥터를 생산하는 업체다.

대만 검찰은 리쉰정밀이 2012년 쉬안더를 인수하기에 앞서 대만 경제부 투자심의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회피할 목적으로 홍콩 소재 기업을 통해 우회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대만 검찰은 왕라이춘 이외에 차이젠웨이 쉬안더 대표, 중국 선전 리쉰정밀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예이링 등에 대해 양안인민관계조례, 형법, 증권교역법 등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만 당국은 지난 4월부터 자국 기술 탈취 혐의로 중국 기업 약 100곳에 대한 조사를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입법원(국회)은 지난 5월 대만 핵심기술의 중국 유출과 중국 자금의 불법적인 유입을 막기 양안인민관계조례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개정 조례에 따르면 대만의 핵심기술 관련자들이 중국 방문 전에 출입국 허가를 받도록 했으며, 이를 어기면 최고 1천만 대만달러(약 4억4천만원)의 벌금부과가 가능하다.

중국 기업이나 투자자에게 명의를 빌려주는 행위도 최고 2천500만 대만달러(약 11억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중국 기업이나 투자자가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차명으로 제3지역 투자 기업을 통해 대만에 투자하거나 영리 행위를 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조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