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채권형 ETF 상품…"채권 ETF도 분산투자·분할매수 원칙지켜야"

다양한 종류의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가 앞다퉈 출시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자금이 채권 ETF 시장에 쏠리면서,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소비자 요구에 맞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채권형 ETF의 경우에도 '유행'을 쫓는 단기투자보다는 중장기적 '분산투자·분할매수' 원칙이 좋다고 조언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관 중심이었던 채권 ETF 시장에 개인들의 자금유입을 대폭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개인들은 채권형 ETF를 45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올해 월별 개인 매수액 최고치다. 올해 1월 56억원에 불과하던 순매수액은 8배 가량 늘어났다.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자 자산운용사들도 잇따라 채권형 ETF를 내놓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전날 'SOL 국고채3년', 'SOL 국고채10년' 등 두 종류의 국고채 ETF를 증권시장에 상장했다고 밝혔다. 지난 달에도‘SOL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ETF를 출시했고, 이 상품은 한달 만에 순자산 2100억원 규모를 돌파했다. 올해 하반기 및 내년에도 새로운 형태의 채권형 ETF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도 채권형 ETF를 출시했다. KB자산운용도 기존에 없던 만기가 있는 채권형 ETF를 다음달 내놓을 예정이다.

채권 가격과 관련 '떨어질만큼 떨어져 투자해볼만 하다'는 시장의 반응이 감지되고 있는 셈이다.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미국·한국의 중앙은행 금리와 채권 시장 금리가 더 이상은 오르기 힘들 것이라고 예측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금리가 꺾이면 채권 가격은 오르게 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워낙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아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기조 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인만큼, 원칙에 따른 접근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우선 같은 채권형 ETF라도 ETF내의 어떤 종류의 채권이 속해있는지를 살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회사채, 국공채, 장기채와 단기채 등의 성격이 다르다는 의미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장기국채 등의 경우 물가 안정에 따라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경우, 회사채의 경우 금리의 움직임 뿐 아니라 경기회복 신호가 있어야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시점별로 분할해 매수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본부장은 "채권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황인데다,높은 수준의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 매력도가 높아져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채권 금리상승 시마다 저가 분할 매수한 뒤 금리하락기에 수익을 실현한다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