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대표 국제인권단체인 아시아인권위원회(AHRC·Asian Human Rights Commission)가 광주로 옮겨올 것으로 보인다. 11일 광주 국제교류센터에 따르면 1986년 홍콩에 설립된 아시아인권위원회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본거지를 광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인권' 활동을 부담스러워하는 중국 측의 유·무형의 압박에서 벗어나 비교적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한 대한민국을 택했다.
유럽 등으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아온 아시아인권위원회는 금융 계좌가 동결되고 해외 단체와 교류 협력이 제한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주운동의 상징이 된 5·18 민주화운동이 발생한 곳이면서 민주·인권 도시를 자처하고 있는 곳이라는 점이 광주를 적임지로 선택한 이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아시아인권위는 단계적으로 자매 기관인 아시아법률자원센터(ALRC·Asia Legal Resource Center)를 먼저 옮기기로 하고 국내 민간단체(사단법인) 설립을 위한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아시아법률자원센터는 이름만 다를 뿐 아시아인권위와 동일체인데 '법률 지원'을 명목으로 현지 정부 기관의 통제를 피해 실질적인 활동을 하는 조직이다. 센터가 설립되면 기존과 마찬가지로 인권침해에 취약한 아시아 국가 국민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 지원을 하게 된다.
또 인권운동가나 법률 전문가 등 전문 인력을 교육·훈련하기 위한 각종 연수·조사·집담회 등을 운영하고 아시아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권단체와 활동가들을 위해 재정적·제도적 지원을 한다는 계획이다.
국제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권보호와 법률 구조 활동을 위한 기금을 모금하는 활동도 벌이게 된다. 국내 행정절차를 돕고 있는 광주 국제교류센터 신경구 소장은 "광주는 다양한 방법으로 아시아 지역의 민주화와 인권 운동가에게 상징적 역할을 해왔다"며 "그러나 이를 이끌고 갈 만한 인력을 갖춘 국제적인 기구가 없었고, 이런 조직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인권위원회와 아시아법률자원센터를 광주에 설립함으로써 아시아 지역의 인권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