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쇼트’ 주인공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할 수 있어"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월가의 유명한 투자자인 마이클 버리는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 등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2008년 대공황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사이온 자산운용의 창업자이기도 한 버리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2008년 공황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어 “2008년 다우지수가 사상 최대 하루 낙폭을 기록하며 777.68포인트 하락한 날에도 우려를 표명한 바 있는데, 공교롭게도 그 날 또한 9월 29일”이었다며 “으스스하다”고 덧붙였다.버리는 또 “현재 금리와 환율 또한 반동적이다”라며 “중앙은행이 경제를 안정시키려는 정책 조치는 불확실하고 면피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트윗은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버리의 게시물은 대부분 일정 시간 게시된 후 삭제되기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비밀 트윗’이라 불린다.

한편 버리의 트윗이 나온 날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국채 금리가 다시 오르며 주가를 짓누른데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주가가 BoA의 투자의견 하향으로 급락한 것이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꽁꽁 얼어붙게 했다. S&P500지수는 올해 최저점을 다시 갈아치웠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주택시장 폭락을 예견한 일이 영화 ‘빅쇼트’로 제작돼 유명해진 버리는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해 경고하는 여러 저명한 투자자 중 하나다. 버리는 지난 7월에도 SNS를 통해 “이번 인플레이션은 지정학적 혼란과 생산직 노동자들의 부족과 결합해 ‘장기 인플레이션’으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달 다른 트윗에서도 “금융시장의 조정이 절반밖에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한편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을 줄곧 비판해온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도 세계 경제 리스크 수준이 대공황을 앞둔 2007년과 비슷하다고 경고했다. 서머스는 지난달 29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점점 위기가 고조되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미국인들이 2007년 8월 불안해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현재 다시 불안함을 크게 가져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은진기자 le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