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우 증안펀드 위원장 "펀드 목적은 시장 안정화…투자 시기 신중하게 결정할 것"

민간 금융회사에서 펀드 자금 마련
펀드 손실 발생 시 금융회사·주주 피해입을 수도

“증권시장안정펀드의 취지는 시장 기능이 마비됐을 때 이를 정상화하는 것이지, 단순히 주가를 올리는 게 아닙니다.”

강신우 증시안정펀드 투자관리위원장

강신우 증안펀드 투자관리위원장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국 중앙은행이 장기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겠다고 하면서 증시가 소폭 반등하고 잠시 휴식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가 추가로 급락한다면 증안펀드를 긴급하게 가동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시장은 그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강 위원장은 한화자산운용 대표,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본부장(CIO) 등을 지낸 국내 1세대 펀드매니저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증시가 급락하면서 증안펀드가 조성됐을 때 투자관리위원장을 맡았다.

증안펀드는 주가 급락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을 때 시장 안정을 위해 투입할 목적으로 금융회사와 증권 유관기관이 마련한 기금이다. 조성 규모는 총 10조7600억원 수준이다. 5대 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 삼성생명 등 금융회사에서 10조원,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에서 7600억원을 출자했다.

강 위원장은 대부분의 펀드 재원을 민간 금융회사로부터 조달하는 만큼 투입 시기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각 금융회사의 손실로 이어지고 결국 주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일반투자자와 출자회사 주주 간 이해충돌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판단 근거를 바탕으로 투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증안펀드가 설정됐을 당시 코스피지수는 1800선에 머물렀지만 펀드 자금은 투입되지 않았다. 그는 “증시가 2020년 4월처럼 급반등할 경우 자금을 투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향후 열릴 투자관리위원회에서 구체적인 투입 시기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에는 증안펀드 투자자위원회 첫 회의가 열렸다. KDB산업은행 등 주요 출자회사들이 참석해 펀드 존속기간과 약정에 대해 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위원장은 “금융사의 출연 약정 기한(1년)이 만료됐기 때문에 각 회사에서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