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작가의 방

이토록 재밌는 의학 이야기·말을 부수는 말
▲ 작가의 방 = 알렉스 존슨 지음. 이현주 옮김.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은 마지막 소설 '1984'를 쓰고자 런던을 떠나 스코틀랜드의 외딴섬을 찾았다. 그가 3년간 머문 농가에는 전화기가 없었고, 전기와 온수도 들어오지 않았다.

추위와 혹독한 환경 속에서 그는 오로지 글 쓰는 데만 용맹정진했다.

마침내 '1984'라는 걸작을 내놓았으나 지병이 악화해 출간 이듬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글쓰기에 필요한 최적의 환경을 고심한 이는 비단 오웰뿐 아니다.

호텔, 서재, 카페 등 작가마다 선호하는 장소는 제각각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서 기자로 일했던 저자는 작가의 영혼과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창작 공간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저자는 버지니아 울프의 오두막에 앉아 보고, 제인 오스틴의 문구함을 열어 본다.

호텔, 커피숍, 비행기 등 거의 모든 곳에서 글을 썼던 마거릿 애트우드의 창작 공간도 생각해본다.

책은 영국 전원마을에서 자연을 벗해 글을 쓴 토머스 하디, 벚꽃 동산 별채에서 정원을 내려다보며 글을 썼던 안톤 체호프, 응접실에 모여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디어를 공유했던 브론테 자매 등 창작 공간과 작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서문에서 "작가의 공간을 방문하는 것은 작가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부키. 284쪽. 1만7천원.
▲ 이토록 재밌는 의학 이야기 = 김은중 지음.
16세기까지만 해도 군인이 총상을 입으면 끓는 기름을 환부에 부어 치료했다.

프랑스의 군의관이었던 앙브루아즈 파레는 끓는 기름 대신, 자신이 만든 연고를 사용했다.

또한 그는 출혈 부위를 불로 태워 지혈하는 기존 방식 대신 출혈 부위의 혈관을 찾아 실로 묶는 '혈관 결찰법'을 사용했다.

이는 지금까지도 외과수술에서 사용하는 획기적인 방법이다.

이처럼 의학은 기존의 생각을 뒤엎거나, 아이디어를 더하면서 발전해갔다.

'이토록 재밌는 의학 이야기'는 의학이 고대로부터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조명한 책이다.

현직 이비인후과 의사인 저자는 의학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인물을 중심으로 의학의 역사를 써 내려간다.

그는 시대적 한계 속에서 그들의 생각이 왜 혁신적이었는지, 어떻게 그러한 생각에 도달할 수 있었는지 등을 설명한다.

반니. 488쪽. 2만4천원.
▲ 말을 부수는 말 = 이라영 지음.
'고통', '노동', '시간', '나이 듦', '억울함'….
언어는 나와 타인을 공격하는 창인 동시에 방패다.

또한 연대의 끈이 될 수도 있고 배척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예술 사회학자인 저자는 우리 사회를 설명하는 21개 단어를 선정, 그 말 속에 담긴 사회·정치학적 의미를 분석한다. 한겨레출판사. 368쪽. 1만8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