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군사시설 유치하라"…경북 지자체 간 물밑경쟁 뜨겁다

다음 주 대구시에 제안서 제출…관·군 협의체 구성

대구 도심 내 군사시설을 유치하려는 인근 경북 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의 물밑 경쟁이 뜨겁다. 이들 지자체는 다음주 대구시에 유치계획을 담은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7일 관련 지자체에 따르면 대구시는 이달 중 국방부, 이전 대상 부대 4개소와 함께 관·군 협의체 구성에 이어 내년 상반기 내 이전 대상 지자체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전 대상은 도심 내 국군부대 4곳(제2작전사령부, 제50보병사단, 제5군수지원사령부, 공군방공포병학교)과 미군부대 3곳(캠프워커, 캠프헨리, 캠프조지)이다. 부대가 이전한 자리(후적지)에는 반도체·로봇산업·헬스케어·도심항공교통·ABB(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5대 미래산업 관련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군부대가 새롭게 이전하는 지역에는 주거와 의료, 교육시설 등을 갖춘 민·군 상생복합타운을 조성해 지역민과 공유함으로써 지역 상권 활성화 및 지역민 복리증진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전 대상 군사시설 유치를 위해 주변 지자체들이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군부대 유치가 지방소멸 위기 대응은 물론 지역경제에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이날 시의회 현안 보고에서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군사시설 통합 이전 계획을 설명하고 시의회 및 시의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강 시장은 "대구에서 이전하는 군사시설 유치에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면서 " 민·군 상생복합타운 조성을 통해 '인구증가, 지역상권 활성화, 주민 복리 증진'이라는 3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말했다. 상주시는 지난 8월 대구시에 군사시설 통합 이전 유치 의사를 표명한 뒤 최근 부시장을 단장으로 '대구시 군사시설 통합 이전유치 추진단'을 구성하고 관계부서 TF팀도 가동했다.

칠곡군도 적극적이다.

칠곡군은 대구시와 인접해 있고 경부선 철도와 중앙·경부 고속도로는 물론 대구권순환도로와 광역전철이 연결된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보유하고 있어 전국 어디에서도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미군 부대가 이미 지역에 주둔하고 있어 대구 지역 미군 부대 이전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칠곡군은 국방 요충지로 6·25 당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호국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군부대 후보지로 떠오른 석적읍 망정리와 도개리는 백선엽 장군이 전투를 펼쳤던 다부동 전투의 현장이다.

경쟁 지자체 가운데 가장 먼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유치 위원회까지 구성했다.

칠곡군은 백선엽 장군의 장녀 백남희 여사를 군부대 유치 홍보 대사로 임명하고 이달 28일부터 열리는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에서 주민 서명 운동 등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칠곡군은 군부대 유치에 성공할 경우 인구 증가를 통한 시 승격과 이에 따른 교부세 증가로 예산 1조 시대를 열 수 있게 돼 지역발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재욱 칠곡 군수는 "60년 동안 칠곡군에 미군 부대가 주둔하며 지역 사회와 돈독한 유대 관계를 맺어왔다" 며 "대구 지역 국군 부대는 물론 미군 부대를 유치해 칠곡군을 진정한 호국의 도시로 자리 잡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로 편입이 추진되는 군위도 다크호스다.

군위는 군부대 이전으로 인한 경제효과를 대구가 그대로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영천은 육군 제3사관학교와 탄약창 등이 있고 군부대 주변에 국방부 소유 부지가 많다는 점이 강점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