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넣으려고 1시간 대기"…정유소 파업 장기화에 佛 주유대란

프랑스 정부, 전략 비축유 방출…"파리 등 전국 주유소 15% 영향"
"매주 기름값이 오르는 것도 언짢은데…. 앞으로 최소 30분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
7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16구에 있는 주유소 BP에 들어가려고 30분째 기다리고 있다는 프랑크(43) 씨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파리에서 열쇠·문 등을 수리하는 프랑크 씨는 출장이 잦아 오토바이에 기름을 넣으러 일주일에 최소 두 번씩 주유소를 찾는다.

지난주보다 기름 가격이 리터(L)당 0.5유로 올랐다고 알려준 프랑크 씨는 기름을 아껴보려고 오토바이 시동을 아예 꺼버린 채 대기하고 있었다. 3∼4분에 한 번꼴로 줄이 줄어들 때마다 프랑크 씨는 온 힘을 다해 오토바이를 밀며 거북이걸음으로 앞으로 천천히 나아갔다.

대기하는 차량 행렬이 다른 차의 이동을 방해하는 일이 잦다 보니 프랑크 씨와 대화하는 잠깐 사이에도 사방에서 경적이 요란하게 울렸다.
최근 들어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수도권 일대 주유소에서는 주유하려고 줄지어 대기하는 행렬을 쉽게 볼 수 있다. 토탈에너지가 북부 노르망디에서 운영하는 정유 공장 노동조합이 지난달 20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시작한 파업이 길어지면서다.

토탈에너지는 프랑스 전역에 3천500개의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3분의 1이 연료가 부족하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토탈에너지가 지난달부터 정부의 압박 속에 기름값을 리터당 0.20유로 낮춰 판매하다 보니 기름이 더 빨리 동나고 있다. 클레망 본 교통부 장관은 이날 오전 LCI 방송과 인터뷰에서 파리와 프랑스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주유소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본 장관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 주유소는 전체 주유소의 15%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녜스 파니에 뤼나셰르 에너지부 장관은 전날 BFM 방송에 정부가 전략 비축유를 방출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니에 뤼나셰르 장관은 벨기에를 비롯한 다른 인접국에서도 기름을 가져오고 있다며 2∼3일 안에 상황이 나아지리라 예측했다.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는 토탈에너지 사측과 노측에 책임감 있는 자세로 대화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