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직장인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들…연극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소설 각색해 무대로…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서 30일까지
"회사에서 울어본 적 있어요? … 울 순 없으니까 한숨이라도 쉬나 보죠."
"곱창엔 와인이지! 아, 진짜 작게나마 행복하다~"
20~30대 젊은 직장인들의 삶의 애환을 다뤄 인기를 끈 소설가 장류진의 단편집을 연극으로 각색한 '일의 기쁨과 슬픔'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다. 지난해 초연에서 객석 점유율 80%, 관람객 평점 평균 9.5를 기록하며 인기를 끈 서울시극단의 작품이다.

직장 동료들과의 얽히고설킨 관계, 축의금을 얼마 낼지 고민하는 모습, 수평한 듯하면서도 수평하지 않은 직장 상사와의 관계 등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 배우들의 경쾌한 호연으로 펼쳐지는데, 가슴에 박히는 대사들이 적지 않다.

이번에는 작년 초연에 참여한 배우들에 더해 연기에 처음 도전하는 배우까지 캐스팅의 폭을 넓혔다.
TV 드라마 '파스타', '사랑의 꽈배기', '진심이 닿다' 등에 출연했던 배우 손성윤이 포털 사이트 댓글 모니터링 업무를 하는 윤정 역으로 합류해 매력을 발산하고, 연극 '엘리펀트 송', '더 테이블' 등에 출연한 정원조가 중고거래 스타트업 '우동마켓'의 대표 데이빗 역으로 분해 적지 않은 무게감을 드러낸다.

'앵콜요청금지',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등의 히트곡을 낸 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싱어송라이터 윤덕원은 꾸준히 자신의 음악을 하는 무명의 아티스트 장우 역으로 합류해 생해 첫 연극 무대에 도전했다.

윤덕원은 지난 14일 개막 전 프레스 리허설 후 진행한 라운드 인터뷰에서 "잘 아는 소설을 각색한 것이기도 해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해 참여했다"면서 "무대에서 다른 배우들의 연기에 압도되기도 하지만 에너지를 얻으며 많이 배우고 있다.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으로 준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년 초연과 달리 이번 공연에서는 원작 소설집의 8개 단편 중 '다소 낮음'의 에피소드가 추가되면서 윤덕원이 맡은 장우 캐릭터가 새롭게 들어왔다.

각색을 맡은 김한솔 작가는 장우에 대해 "점처럼 서로 떨어져 있는 다양한 직장인들을 하나의 선처럼 연결해주는 역"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00석 규모의 세종S씨어터에서 공연했던 '일의 기쁨과 슬픔'은 이번에는 600석 규모의 M씨어터로 무대를 옮기면서 중간에 배우들이 객석 한가운데로 걸어 나오는 설정 등 다채로운 시도를 가미하고, 음악도 좀 더 풍부하게 꾸몄다.

박선희 연출은 "원작은 각 에피소드가 독립돼있는데 각색을 거쳐 등장인물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해석도 더 밝아졌다"고 강조했다.

"'일의 기쁨과 슬픔'이라고 했을 때 기쁨이 어디 있겠냐고 다들 그러시는데 원작자의 글에도 희망이 보이지만, 저희는 좀 더 밝게 만들어 봤어요. "
공연은 오는 30일까지 이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