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무' 다연장로켓 폴란드 수출 잠정계약…288문 공급하기로

한화디펜스, 현지서 기본계약 체결…현지언론 "60억달러 규모"
한국산 다연장로켓(MLRS) '천무'가 폴란드군에 공급된다. 미국제 MRLS보다 성능이 우수한 일명 '강철비'로 불리는 천무 수출은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에 이은 방산 수출의 또 하나의 쾌거로 평가된다.

19일 국방부에 따르면 방산기업 한화디펜스는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는 국방부 청사에서 K239 다연장로켓 천무를 폴란드군에 공급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물량은 288문이며 내년부터 인도가 시작된다. '기본계약'은 실행계약(이행계약) 체결 전에 사업 예산을 설정하고자 총물량과 사업 규모를 결정하기 위한 폴란드 측의 절차다.

현지 매체들은 계약식을 앞두고 이번 공급계약 규모가 60억 달러(약 8조5천억원) 이상이라고 앞서 보도했다.

보도된 수치가 정확하다면 지난 8월 체결한 K2 전차와 K-9 자주포의 1차 이행계약을 합친 규모(57억6천만 달러)보다 많다. 만약 연내 실행계약까지 체결된다면 올해 우리 방산 수출 규모는 작년(70억 달러)의 3배에 이르는 200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연내에 실행계약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정부도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무 공급 물량의 일부는 현지 업체의 발사차량과 발사통제시스템을 적용하고 현지에서 생산하는 등 양국 기술협력과 기술이전 조건도 계약에 담겼다. 계약식은 당초 국내에서 이날 열릴 예정이었으나 폴란드 국방부 장관의 방한이 출발 직전 취소되면서 폴란드 현지로 장소가 바뀌었다.

이날 계약식에는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이사,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 유동준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 등 생산기업과 양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거리 80여㎞에 달하는 천무는 차량 탑재 발사관과 탄약운반차로 구성된다.

실시간 정밀타격할 수 있는 사격통제장치가 있는 발사관은 239㎜ 유도탄과 227㎜ 무유도탄, 130㎜ 무유도탄을 모두 발사할 수 있다.

227㎜ 무유도탄 1기에는 900여 발의 자탄이 들어 있어 축구장 3배 면적을 단숨에 초토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을 정밀 타격하고 있는 미국제 '하이마스'(HIMARS) 다연장로켓보다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이마스는 6발의 227㎜ 로켓을 탑재하지만 천무는 12발을 탑재, 하이마스 2배가량의 화력을 자랑한다.

이에 브와슈차크 장관은 "천무는 뛰어난 포격 무기"라고 높게 평가했다고 미국 국방전문매체 디펜스뉴스가 전한 바 있다.

외신의 관련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양상을 보고 포격 무기 필요성을 인식, 미국으로부터 하이마스 500문 도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미국은 폴란드가 원하는 일정으로 하이마스를 공급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나 폴란드는 하이마스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하고 동시에 천무도 도입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