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내연기관 종말 선언하진 않을 것…완전 전동화 준비 안돼"

웨버 총괄이사 인터뷰…"내년 레벨3 자율주행 도입 계획"
美 전기차공장 운영, IRA엔 환영 입장
BMW가 내연기관차 생산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2035~2040년 내연기관차를 생산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는 상황에서 BMW는 100% 전동화에 회의적인 것으로 보인다.

프랭크 웨버 BMW AG 개발 총괄 이사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유럽연합(EU)의 경우 2035년 전기차로 전환한다고 결정한 것을 다시 검토 중이고 최종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웨버 이사는 "내연기관의 종말은 최악의 상황"이라며 "우리 주변의 시스템은 완전한 배터리 전기차를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아, 이런 일이 발생하면 고객에게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BMW는 내연기관에 대한 수요와 필요가 존재하는 한 최고의 엔진을 장착한 차량을 고객에게 제공할 것"이라며 "BMW는 내연기관의 종말을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 전환은 거대한 산업적 전환"이라며 "배터리를 생산할 때 친환경 전기와 친환경 원자재를 사용하고, 모든 국가에 충전 네트워크가 설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웨버 이사는 BMW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동일한 플랫폼으로 생산하는 것에 대해 "우리에게 유연성은 같은 라인에서 내연기관차와 배터리 전기차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재 전기차 생산량을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연성을 이용해 시장 수요에 반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5년 배터리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선보일 것"이라며 "2025년이면 전기차 단일(전용) 플랫폼으로 완전히 전환해야 하는 때"라고 덧붙였다.

BMW는 내년 자율주행 레벨3(특정 구간서 비상시에만 운전자 개입)을 도입하는 등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웨버 이사는 "내년에 도입할 우리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가장 진보적이고 최고의 성능을 낼 것이라고 믿는다"며 "레벨3 시스템을 도입하고 형식 승인을 받는 것은 기술적으로 정말 힘든 과제"라고 말했다. 니콜라이 마틴 BMW 그룹 자율 주행 부문 수석 부사장은 인터뷰에서 "BMW에는 900명이 자율주행을 연구한다"며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일반 고객에게 제공하기에 2027년은 너무 이르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2027년 레벨4 승용차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웨버 이사는 "도심항공교통(UAM)에 큰 시장이 있다고 보지 않고, 로보택시도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조만간 펼쳐질 일들이지만 우리 비즈니스(사업)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서는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BMW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스파턴버그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웨버 이사는 "전기차 생산 능력을 현지화해야한다는 것이 BMW의 입장이고, 자동차 제조사의 미국 현지 생산을 분명하게 지지한다"며 "일련의 제조과정이 다른 국가가 아닌 미국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터리의 탄소 발자국이 막대하기 때문에 이를 바로 잡지 않으면 다른 부분(자동차 산업의 탄소배출 저감 노력)은 거의 의미가 없다"며 "BMW는 차량 내부 가죽, 플라스틱 등의 탄소발자국을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공급 업체와 계약할 때도 이를 고려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