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연기금 APG "원전 친환경 아냐…한국 투자 줄어들 것"

"EU 택소노미에 원전 포함된 것도 반대"
유럽 최대 연기금인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은 21일 원자력발전을 녹색분류체계(Taxonomy·택소노미)에 포함해선 안 된다면서 한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한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APG는 네덜란드 연금(ABP)에서 분리 설립된 자산운용사로 운용 자산 규모는 800조원 이상이다.

석탄화력발전에 참여해 기후변화 대응에 노력하지 않는다며 한국전력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는 등 기후 문제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박유경 APG 이사는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종합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원전은 친환경으로 볼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이사는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한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 질의에 "환경에 안 좋은 여러 폐기물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안 좋다"고 답했다.

그는 "EU 택소노미에 원전이 포함된 것을 우리 회사 차원에서 전반적으로 반대하고 있다"며 "K-택소노미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박 이사는 또 한국에 대한 투자 규모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한국 기업에) 12조∼15조원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면서 "지금 이 상태라면 투자가 조금씩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과 일본은 산업 전체가 같이 움직이면서 노력하고 있는데 한국은 개별 기업이 소총을 들고 혼자 전쟁을 치르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갖고 투자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여야에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우리나라 원전에 대한 투자 결정은 기본적으로 투자자인 APG의 판단에 달려있고 그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조화롭게 섞어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게 에너지정책 방향"이라고 말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달 '친환경 경제활동' 기준인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그린워싱(친환경이 아님에도 친환경으로 위장하는 행위) 방지라는 녹색분류체계의 취지가 퇴색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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