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 꺾고 승강 PO 향한 안양 백성동 "경남 올라오길 바랐다"

"경남과 최종전 패배에 동기부여…승강 PO 1차전에 사력 다해야"
"경남이랑 부천이랑 준플레이오프(PO)를 할 때도 선수들이 경남이 올라오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
부천FC와 경남FC 간 준PO를 앞두고 프로축구 K리그2 FC안양의 백성동은 경남과 맞대결을 내심 바랐다고 한다.

경남이 티아고의 극장골로 극적으로 부천을 꺾으면서 23일 오후 안양종합운동장에서는 백성동의 바람이 실현됐다.

단판으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PO에서 안양은 90분간 득점 없이 경남과 비겼고, 창단 후 첫 승강 PO행을 확정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무승부 시 순위가 더 높은 팀이 상위 라운드로 진출하도록 이점을 주기 때문이다.

경남은 백성동의 친정팀이다.

2020, 2021년 두 해 간 몸담았지만, 올해 초 안양으로 적을 옮겼다. 감회가 남다를 법도 하지만 1부 승격을 향한 외나무다리에서 선 백성동에게 경남은 '친정팀'이 아닌 '경쟁팀'으로 다가왔다.

그가 경남과 PO를 바랐던 것도 지난 맞대결 패배를 설욕하고픈 승리욕 때문이다.

백성동은 경기 후 취재진에 "경남이 친정팀이라서 특별히 동기부여가 된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정규 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우리가 졌다.

그렇게 정규리그를 마무리하니까 다른 선수들도 경남이 PO에 올라오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안양과 경남은 이번 시즌 네 번 맞붙어 2승 2패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가장 최근 경기인 지난 15일 치른 최종전에서는 경남이 웃었다.

경남에게는 값진 승리, 안양에는 뼈아픈 패배였다.

경남은 홈에서 치른 이 경기에서 김광진의 프리킥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안양을 꺾었다.

이 패배로 안양의 2위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고, 동시에 경남은 5위를 확정해 준PO로 향할 수 있게 됐다.

백성동은 "우리가 그 경기에 이겼다고 해서 무조건 2위를 가져올 수 있던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졌다"며 "오늘은 승격으로 가는 문턱이었다.

그날과는 다들 자세가 달랐다"고 말했다.

이날 백성동은 친정팀 앞에서 골을 넣었다고 세리머니를 하지 않으려 했다고 밝히며 정규 라운드 때와는 달라진 마음가짐을 짐작하게 했다.

그는 지난 5월 28일 경남과 경기에서는 후반 추가 시간 1-0 승리를 이끄는 극장골을 터뜨리면서 상의를 벗는 세리머니로 친정팀 팬들 앞에서 기쁨을 드러낸 바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그런 세리머니를 펼치려 했냐는 질문에 백성동은 웃으면서 "오늘 같은 단판 경기에서는 1, 2분 안에 상황이 바뀐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제는 안양의 일원이 된 백성동은 "구단 역사상 처음 승강 PO행을 이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기뻐했다.

연세대를 졸업한 후 일본 J리그에 진출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백성동은 아직 K리그1 무대는 밟아본 적 없다.

2017년 수원FC에 입단하며 국내로 돌아온 그는 이후 줄곧 2부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1부 무대를 밟고픈 백성동에게는 승강 PO부터가 설레는 전장이다.

백성동은 "1부로 가기 전까지 이제 딱 승강 PO 2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이 두 경기가 굉장히 기대되고 또 설렌다"고 말했다.

이제 오는 26일과 29일 홈 앤드 어웨이로 이뤄지는 두 차례 승강 PO에서 K리그1 10위팀 수원 삼성을 꺾어야 한다.

백성동은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다.

수원도 분명 부담을 느끼는 두 경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홈에서 먼저 경기가 열린다. 모든 걸 다해 이 경기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