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밤하늘 수놓은 빛기둥…"어선 불빛이 구름에 반사돼"

제주 밤하늘에 빛기둥이 나타나 눈길을 사로잡았다.

26일 오후 7시께부터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 제주도 곳곳에서 바라본 하늘에 길쭉한 모양의 빛기둥이 수십 개 나타났다. 이처럼 기이한 현상이 한 시간 이상 이어지면서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와 제주지방기상청 등에 문의와 제보 전화가 잇따라 접수되기도 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 빛기둥은 제주도 앞바다에서 조업하는 어선들이 야간 조업 시 물고기를 모여들게 하려고 켠 집어등(集魚燈) 빛이 5∼6㎞ 높이의 상층운에 의해 반사돼 관측된 것이다.
관측자와 어선 집어등 사이에 대기의 기상 조건이 맞을 경우 이런 현상이 가끔 관측될 수 있으며, 이때 상층운이 일종의 거울 역할을 하게 된다. 빛기둥 현상이 관측된 시간대 제주시 일부 지역에 중층운, 제주도 전 지역에 상층운이 분포했으며 상층운 고도는 5∼6㎞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빛이 기둥 모양으로 나타난 이유에 대해 기상청은 "상층의 구름층이 주로 육각 구조의 얼음 입자로 구성돼있고 입자 하나하나가 거울 역할을 하게 되는데, 얼음 결정의 위치가 다 다르기 때문에 반사된 빛의 상이 맺히며 기둥 모양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