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승리에 브라질 증시도 관심…석유기업·내수산업 부각

남미의 '좌파 대부'로 평가받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77) 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브라질 대선에서 승리해 12년 만에 재집권하면서 증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룰라 당선인이 국영기업을 활용한 경기부양에 더 적극적이며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가 정유 분야 등 수익률이 낮은 자산에 신규 투자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면서 페트로브라스 주가에 우선 주목했다. 브라질 정부는 페트로브라스의 840억달러(약 120조원) 규모 보통주 가운데 절반을 보유하고 있다.

2011년 룰라를 이어 집권한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페트로브라스에 손실을 보면서 석유 등을 팔도록 강제해 당시 주가가 급락한 바 있는데, 시장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재등장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대해 브라질의 한 자산관리 전문가는 "룰라 취임 후 페트로브라스의 가치가 없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 투자자들은 그의 재집권이 호세프 정권의 복귀는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높은 수준의 정치적 개입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룰라 당선인이 시장 개입적인 거시경제정책을 펼쳐 브라질 헤알화 약세 압력이 커질 경우 매출에서 해외시장 비중이 80% 이상인 철광석·제지 등 원자재 수출업체들의 주가가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신흥시장 투자로 잘 알려진 미국 유명 투자자 마크 모비어스는 룰라 당선인이 저소득층 현금 보조금 유지와 유아수당 신설 등을 공약한 만큼 그가 당선되면 개인 소비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지난달 전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JP모건에 따르면 쇼핑몰과 할인소매점을 비롯해 저소득층 중심의 소비 분야 업종이 내수 확대로 수혜가 예상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또 룰라 당선인이 친환경 에너지를 경제정책의 중심으로 삼겠다고 시사하고 학자금 신규 대출 등 교육 프로그램 투자 강화를 언급한 만큼 산업폐기물 재활용업체 등 환경·사회책무·기업지배구조(ESG) 관련 기업이나 영리교육업체 주가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관측했다.

블룸버그는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브라질 저소득층 대상 주택공급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면서, 건설업종도 수혜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