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핵심·정신적 지주' 손흥민이 쓰러졌다…벤투호 플랜 B는?

공격 전술 유연성 저하 불가피…황희찬·황의조 부담 가중
전문가들 "부상 완쾌 안 되더라도 카타르 갈 듯…후보로도 큰 힘"
한국 축구의 '에이스'이자 '캡틴'인 손흥민(토트넘)이 불의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게 되면서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눈앞에 둔 벤투호의 전술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토트넘 구단은 3일(한국시간) 전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마르세유(프랑스)와 경기에서 손흥민이 왼쪽 눈 부위가 골절돼 수술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수술 뒤 재활 기간을 얼마나 가져야 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월드컵 본선이 보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흥민이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고 해도 제대로 활약할 수 있을지 매우 불투명하다.
손흥민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 공격의 핵심이다. 역대 한국 축구 선수 중 유럽 무대에서 가장 굵은 족적을 남겨왔고, 2021-2022시즌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공동 득점왕(23골)에 올랐다.

'대표팀 전력의 50%' 가까이 된다는 평가를 받아온 선수가 바로 손흥민이다.

손흥민의 주 포지션은 왼쪽 측면이며, 때에 따라 최전방 공격수로도 활용됐다. 경기 흐름에 따라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프리롤'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런 손흥민을 쓸 수 없다면 벤투호의 '카타르 플랜'에 심각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손흥민의 월드컵 출전이 막히면 왼쪽 공격수 자리에는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붙박이로 나설 전망이다. 또 최전방에는 스트라이커 전문 자원인 황의조(올림피아코스)나 올 시즌 K리그1 득점왕 조규성(전북)이 선발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벤투 감독이 4-4-2 전술을 사용한다면, 황희찬을 전방으로 끌어올려 황의조나 조규성의 짝으로 세울 가능성도 있다.

벤투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손흥민이 관여했던 포지션에서 전술적 유연성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준희 축구 해설위원은 "손흥민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그가 중앙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센트럴 소니' 전술을 가동할 수 없게 되는 부분이 특히 아쉽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빠지면 공격 자원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선발과 벤치의 경계에 있던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등 2선 자원들의 어깨가 무거워진다.
소속팀에서 좀처럼 골 맛을 보지 못하고 있는 황의조 역시 마찬가지다.

손흥민의 지원이 어려워지는 만큼, 그동안 벤투호의 '붙박이 원톱'으로 활약한 황의조가 파괴력을 키워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손흥민이 그동안 전술적 핵심이었을 뿐 아니라 주장으로서 정신적 지주이기도 했기 때문에 벤투호가 입는 타격은 더 크다.

많은 전문가가 손흥민이 부상이 완쾌되지 않더라도 카타르에 갈 가능성이 크다고 점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손흥민은 대표팀 내 존재감이 워낙 큰 선수"라면서 "꼭 선발이 아니더라도 후보로 팀에 기여할 방법이 있을 수 있고, 벤치에서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준희 해설위원도 "손흥민이 아예 1분도 안 뛸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